[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일본 섬유업체 도레이가 미국 우주 개발업체인 '스페이스 X'의 로켓ㆍ우주선 기체에 사용할 탄소 섬유를 장기공급하기로 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7일 보도했다. 계약 규모는 다년간 2000억엔(2조1800억원)~3000억엔 규모가 될 전망이다.
그동안 각종 소재 부문에서 강점을 보인 도레이가 우주 관련 소재 사업에도 진출하는 셈이다. 스페이스X에 공급하는 탄소 섬유는 탄성계수(변형에 저항하는 힘)가 항공기용 등에 비해 높아 열악한 우주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다.
전기차 업체 테슬라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가 경영하는 스페이스X 역시 우주선 소재에 섬유를 사용하는 과감한 도전을 하게 됐다. 기존 로켓 소재는 알루미늄을 주로 사용했다. 탄소 섬유는 접합부 등 소량에 그쳤다. 탄소 섬유를 이용해 기체 수명 연장과 경량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게 스페이스X의 계획이다. 스페이스X는 이미 발사한 로켓과 우주선을 재사용해 발사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쉽게 부서지지 않는 선체 소재가 필수적이다.
도레이는 세계 탄소 섬유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달려왔다. 이번 회계연도에는 탄소 섬유 복합재료 관련 매출을 전년 대비 2% 증가한 1900억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 중 절반 정도는 항공우주 분야에서 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항공우주 분야 매출의 90%는 항공기 용으로 우주 관련 매출은 아직 미미한 상태다. 도레이는 이번 스페이스X와의 장기공급계약을 계기로 본격적인 우주 분야에 진출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 스페이스X는 초대형 로켓 '팰컨 헤비'를 개발 중이며, 내년에는 위성발사를 시작한다. 2018년 5월에는 나사(NASA)와 손잡고 무인 화성 탐사선을 공동 발사한다. 도레이로서는 안정적인 수주처가 확보된 셈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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