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윤화 인턴기자]
10.10.10. 세트점수 4-4로 접전하던 5세트에서 쏜 마지막 세 발. 기보배(28·광주시청)는 동메달을 확정하고 부담감을 눈물로 털어냈다. 올림픽 양궁 개인전 2연속 우승은 실패했지만 귀중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보배는 12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열린 여자 양궁 개인전 동메달결정전에서 알레한드라 발렌시아(멕시코)에게 세트점수 6-4(26-25 28-29 26-25 21-27 30-25)로 이겨 3위에 올랐다.
2연패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아쉬움보다 경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안도감이 컸다. 기보배는 “시원섭섭하다. 그래도 다 끝내고나니 홀가분하다. 좀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그래도 마무리를 잘 할 수 있게 되어 만족한다”고 했다.
기보배는 8강에서 최미선(20·광주여대)을 꺾은 알레한드라를 집중력으로 제압했다. 4세트 두 번째 화살을 3점에 맞혀 동점을 허용했지만 마지막 세트에서 집중력이 살아났다. 그는 5세트에서 마지막 세발을 모두 10점에 명중시켰다.
그는 “예측을 못 한건 아닌지만 생각보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제 기량을 100%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웠다.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고 집중을 많이 했다. 감독님이 뒤에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고 말씀하시며 힘을 불어넣어 주셨다”고 했다.
장혜진과의 4강전을 묻는 질문에 기보배는 메달과 상관없이 남은 경기에 집중했다고 답했다. 그는 “금메달이던 동메달 결정전이던 한 경기가 남아있었기 때문에 끝까지 긴장 늦추지 않도록 노력했다. 나는 할 수 있다고 되뇌면서 집중했다”고 했다.
기보배는 장혜진(29·LH)과 맞대결한 준결승에서 3-7(25-19 24-27 24-27 26-26 26-28)로 졌다. 그는 “이번 동메달이 더 소중한 것 같다”며 “사실 개인전 2연속우승을 생각하긴 했다. 하지만 올해 국제대회 개인전 메달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마음을 비웠다”고 했다.
의연함과 집중력은 기보배를 올해 리우올림픽에 서게 한 힘이다. 2년 전엔 국가대표에서 탈락하는 아픔도 겪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10위에 그쳐 여덟 명에게 주는 출전권을 놓쳤다. 그래서 인천아시안게임 때는 시상대가 아니라 방송 중계석에 올랐다.
이후 1년을 훈련에만 몰입했다. 일곱 시간 혹은 여덟 시간, 적게는 400발 많게는 500발. 기보배가 소화한 하루 훈련량이다. 기보배의 노력은 ‘다시 찾은 태극마크’로 돌아왔다. 지난해 3월 강원도에서 열린 국가대표선발전을 1위로 통과하고 리우올림픽 출전권까지 따냈다. 이번 개인전 동메달이 값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윤화 인턴기자 y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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