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세계 경제가 '저유가 공포'에 다시 사로잡혔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0월 인도분 선물 가격이 장중 한때 배럴당 39.82달러에 거래되면서 4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40달러가 무너졌다.
종가는 지난주 금요일 대비 1.54달러(3.7%) 내린 배럴당 40.06달러를 기록했다. 4월20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지난 6월에 기록한 전고점 대비 22% 추락한 수준이다.
영국 런던 인터컨티넨탈거래소(ICE)의 10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전거래일보다 1.37달러(3.2%) 추락한 배럴당 42.1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의 심리적 지지선이 깨진 건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서방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과의 시장점유율 경쟁이 한몫했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는 9월 기준 경질유 '아랍라이트'의 아시아 공급가를 전월보다 배럴당 1.3달러 인하했다. 10개월만에 최대 인하폭이다. 이란과의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중국, 한국 등 아시아지역 원유 소비가 줄면서 떨이 판매에 나선 꼴이다.
지난주 미국의 원유채굴장비 수 증가에 따른 공급 증가 우려 유가 하락의 원인이 됐다. 이번주 원유 채굴장비 수는 374개로 3개 더 늘면서 5주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다.
수요 부진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9를 기록해 전월 대비 0.1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예상치는 50.0이었다. PMI는 제조업 경기를 지수화한 것으로 50을 밑돌면 경기 위축을 뜻한다. 지난주 공개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잠정치가 연율 1.2%(계절 조정치)에 그쳐 시장 예상치 2.6%에 못미친 것도 수요 둔화 요인이 될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의 노동절(9월 첫번째 월요일) 이후 여름 드라이빙 시즌이 끝난다는 점에서 미국 내 원유 소비량이 급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