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뉴스 회장 사임 이어 세계 홍보·미디어업계 성차별 논란 지속돼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미국의 거물 언론인인 로저 에일스 폭스뉴스 회장이 성추문으로 사퇴한 데 이어 세계 최대 홍보대행사인 사치앤사치의 케빈 로버츠 최고경영자(CEO)도 성차별적 발언으로 구설수에 휘말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로버츠 CEO가 최근 성차별적 발언에 대해 책임을 지고 유급휴가를 가지기로 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일스 회장처럼 사퇴한 것은 아니지만, 자숙의 시간을 가지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로버츠 CEO는 지난달 29일 비즈니스인사이더와의 인터뷰에서 광고업계의 성차별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논쟁은 끝났다"며 광고업계 고위직에 여성의 숫자가 적은 것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많은 여성들이 좀 더 높은 직위로 올라가려고 하기보다는 그저 일을 잘 하고, 행복하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지적해 반감을 샀다. 로버츠 CEO는 "그들(여성들)의 야망은 수직상승을 위한 것이 아닌, 행복하기를 바라는 내면적이고 순환적인 야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인식은 최근 불거지고 있는 광고업계의 성차별적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글로벌 광고 메이저회사 6곳의 CEO는 모두 남성이다. 또 2014년 조사 결과 광고ㆍ홍보업계의 여성 직원 비중은 46.4%에 달하지만 이 중 11.5%만이 최고책임자 자리에 올랐다.
글로벌 미디어ㆍ홍보업계에서 올해 발생한 성차별 추문은 로버츠의 사례 외에도 있다. 글로벌 홍보대행사인 제이월터톰슨의 구스타보 마르티네즈 회장 역시 성차별적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면서 지난 3월 사임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