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사우디아라비아가 뉴욕명물인 플라자호텔을 비롯해 명품 호텔 인수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사우디와 영국 자본이 인도의 사하라인디아그룹이 소유하고 있던 뉴욕 맨해튼의 플라자호텔과 드림 다운타운 호텔, 영국 런던의 그로스베너 하우스 호텔 인수에 나섰다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의 패밀리하우스인 쓰리 어소시에이츠가 이날 제출한 인수제안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인수자금은 사우디 왕가 소유에 개인 펀드에서 충당된다.
사우디는 이번 인수전에 영국의 쓰리 어소시에이츠(3 Associates) 패밀리오피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패밀리하우스는 초고액 자산가들의 자산배분, 상속·증여, 세금문제 등을 전담해 처리해주는 업체를 말한다.
사하라 인디아 파리와르 그룹의 수브라타 로이 회장은 2012년 이스라엘 유통그룹 앨애드로부터 플라자호텔 지분 75%를 5억7500만 달러(약 6750억 원)에 매입했으며 이외에도 그로스베너 호텔의 지분 전체, 드림 다운타운 호텔의 지분 85%를 보유했었다.
하지만 로이 회장은 2014년 투자가들에 대한 채무 상환 지연 등 투자가 사취 혐의로 구속됐으며 법원은 호텔 매각을 위해 감옥에 그의 책상을 만들어 준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물량 중 뉴욕 플라자호텔은 1907년 설립된 유서깊은 호텔이다. 1985년 9월22일에는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영국 등 5개국이 이곳에서 만나 달러 가치를 낮추는 등 환율 안정을 위해 서로 노력하기로 한 '플라자합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1988년에는 당시 부동산 재벌이던 트럼프가 매입해 "저는 빌딩이 아니라 모나리자와 같은 걸작을 매입했다"고 말해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이어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화니걸', '나홀로 집에 2' 등의 촬영장소로 사용됐으며 비틀스와 마크 트웨인 등 유명 인사들이 애용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로이 회장이 갖고 있는 75%의 지분이 이번 매각 대상이며 나머지 지분 25%는 사우디의 억만장자인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갖고 있다.
런던의 그로스베너 호텔도 영국 영화 및 텔레비전 예술상(British Academy of Film and Television Arts)인 Bafta가 개최되는 유명 호텔이다. 로이 회장은 2010년 스코틀랜드 로얄은행으로부터 4억7000만 파운드에 매입했었다.
다운타운 호텔은 뉴욕 첼시 지구의 하이라인 파크 근처의 호화호텔로 유명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인수제안이 이번 인수 제안은 브렉시트에 따른 달러 강세에 영향을 받아 신속하게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제스데브 사가 쓰리 어소시에이츠 매니징 디렉터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에 따라 달러 베이스의 투자자들은 이번 건에 대한 투자 결정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런던 상업빌딩 시장에 대한 상당한 자신감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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