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국제부 기자]미국 최대 온라인 상거래업체 아마존이 영국에서 드론 배송 시험비행을 할 수 있게 됐다.
아마존은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영국 정부가 현지에서 배달용 드론 시험비행을 허가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아마존은 시골과 교외 지역에서 조종사의 시야를 벗어난 상태의 드론 운행과 한 명이 여러 대의 자율주행 드론을 조종하는 기술, 드론이 장애물을 인식하고 피하도록 하는 장치 등 3가지 방식의 시험을 하게 된다.
폴 마이스너 아마존 글로벌 공공정책 담당 부사장은 "이번 발표는 영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드론을 이용해 주문 후 30분 이내에 고객이 물건을 안전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아마존의 목표에 좀 더 가까이 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은 다양한 지형과 기후에서 쓸 수 있는 여러 종류의 드론 모델을 개발 중인데 앞서 시제품 시연과 기기 개발 상황을 일부 공개한 바 있다.
여러 모델이 시험비행을 하겠지만 비행기이면서 부분적으로는 헬리콥터인 기종이 현재 가장 선호되는 모델이라고 영국 BBC 방송은 전했다.
이 드론은 지상 100m 상공에서 16km 정도 거리를 80km 속도로 비행한다. 배송지 상공에 도착하면 수직 하강해 주문자가 깔아놓은 매트에 착륙한다.
영국은 오는 2020년까지 드론이 시야선(visual line of sight)을 넘어서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영국 BBC 방송은 전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발표에 따라 아마존의 배달용 드론이 미국보다 영국에서 먼저 상용화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앞서 아마존과 구글 등은 미국에도 드론 배달 허가를 요청해왔지만 미국은 안전에 대한 우려로 허가를 주저하고 있다.
지난달 미 교통부 산하 연방항공청(FAA)은 상업용 드론의 운행규정을 확정하고 이달 말 발효키로 했다.
그러나 여기에는 조종사들이 드론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시야선을 확보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어 아마존 등이 추진하는 원거리 제품배달 서비스가 당장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항공 전문가들은 미국도 결국 드론 배달을 허용하겠지만, 1∼2년 내에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NYT는 설명했다.
아울러 드론 배송 시험을 놓고 프라이버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아마존은 드론에는 장애물을 인식하는 센서들이 장착될 뿐 카메라는 장착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로봇 전문가인 노엘 샤키 셰필드대학 교수는 "모든 드론은 해킹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샤키 교수는 "탈레반이 스웨덴에서 확보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수년간 군용 드론들을 해킹해 드론이 촬영한 동영상들을 훔쳤다. 헤즈볼라 역시 이스라엘 군용 드론들을 수년간 해킹했다"고 밝혔다.
그는 "2012년 미국 육군은 군용 드론들이 집 상공을 날면서 '의도하지 않은 촬영'을 할 수 있다고 주민들에게 알린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아마존 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제부 기자 i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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