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라이프 포럼 2기 출범…친박 '녹취록 파문'틈에 세결집 잰걸음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4ㆍ13 총선 이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던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내년 대권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8ㆍ9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난 14일 지지자 모임에서 대선 출정식에 버금가는 모습을 보인데 이어, 자신이 대표로 있는 국회연구단체를 재출범시켰다.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이 모두 당 대표 후보 난립으로 주춤한 사이 김 전 대표는 조용히 세를 키우고 있어, 그가 이번 전대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21일 국회 '퓨처라이프 포럼' 2기 출범식을 열고 본격적인 세 결집에 나섰다. 퓨처라이프 포럼은 김 전 대표의 대표적인 정치 모임 중 하나로 저출산ㆍ고령화 등 미래 위협 요인에 대응하자는 취지로 2013년에 결성됐다. 김 전 대표 측은 20대 국회를 맞아 2기 포럼의 출범을 위해 지난달부터 여야 의원 300명 전원에게 가입 권유서를 보냈고 이에 총 39명의 의원이 가입했다. 이중 더불어민주당 의원 4명과 정의당 의원 1명을 제외한 34명이 새누리당 의원들이다. 이날 출범식에는 나경원ㆍ김종석ㆍ김용태ㆍ정운천ㆍ이만희 등 여야 의원 20여명이 참석했다.
그는 이날 출범식 출사를 통해 "2년에 걸쳐서 모두 18차례의 세미나를 열었고 많은 성과 거뒀지만 입법에 소홀했다는 자성을 한다"며 "정치의 역할은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한국의 미래를 볼 때 멀리, 길게 보는 망원경과 세밀하게 보는 현미경 동시에 필요하다. 미래를 위한 설계와 현세대와 미래세대 잇는 다리를 건설하는데 우리 정치권이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의 이 같은 잰걸음이 주목받는 이유는 그가 여권의 대표적 대권주자이자 비박의 최대주주인 탓이다. 실제로 친박은 윤상현ㆍ최경환 의원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공천개입 녹취록 파문'과 이에 따른 서청원 의원의 전대 불출마 선언으로 혼란에 빠진 상태이다. 이 때문에 비박이 당권을 잡기 위해서는 김 전 대표가 나서 구심점 역할을 하는 동시에 후보들의 단일화를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그는 전대와 관련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김 전 대표는 출범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녹취록 파문과 관련 "저는 거기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답하며, 전당대회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며 웃음을 보였다.
현재 비박 당권 주자로는 김용태ㆍ정병국ㆍ주호영 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당 대표 후보 적합도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던 서청원ㆍ나경원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상황에서 단일화를 먼저 이루는 쪽이 더 유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비박에서 김 전 대표가 단일화의 물꼬를 터주길 기대하는 이유이다. 이날 출범식에는 당 대표 후보로 김용태 의원이 최고위원 후보로는 이은재 의원이 각각 참석했다.
한편 김 전 대표는 8월부터 전남 해남의 땅끝마을을 시작으로 배낭을 메고 전국을 돌며 '민심투어'에 나설 예정이다.김 전 대표가 배낭여행 시점이 공교롭게도 새누리당의 전당대회와 맞물려 있어 그가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따라 차기 당 지도부 구도가 요동 칠 것으로 보인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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