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은 8·9 전당대회와 관련 "당내 최다선으로 새로운 대표와 지도부에 병풍이 되어 드리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새누리당의 차기 전대는 한치앞도 내다 볼수 없는 혼란에 빠졌다.
서 의원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저의 결론은 '지금은 제가 나서기 보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줘야 할 때'라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더 이상 전당대회 대표경선 과정에서 제가 거론되지 않기 바란다"며 "마지막으로 경선주자와 당원에게 당부한다. 당내 경선은 '당의 화합'과 '치유'의 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갈등의 씨앗을 심는 경선이라면 정권 재창줄은 불가능해진다"며 더 이상 논란이 커지지 않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 의원의 불출마 배경에는 18일 공개된 최경환·윤상현 의원의 녹취록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녹취록에 따르면 최·윤 두 의원은 '맏형' 서청원 의원의 지역구(경기 화성갑)에 출마한 김성회 전 의원에게 지역구 변경을 종용하는 등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친박 핵심의 녹취록 파문은 자신들은 물론 계파의 당권장악 행보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다시 한번 총선 참패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앞서 비박(비박근혜) 지난 17일 공개된 국민 백서가 총선 책임론을 정확히 담아내지 못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고 있던 상황이었다.
친박은 녹취록 공개에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 서 의원의 측근인 이우현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을 만나 "얼마나 비겁하냐. 남자의 세계에서 인간 쓰레기 같은 행동을 한 것"이라며 김 전 의원을 비판했다. 김태흠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당의 전당대회를 앞두고 갈등 야기시키는 그러한 행동이고 해당 행위라고 보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서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차기 전대의 구도도 알 수 없는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리얼미터가 14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새누리당 당 대표 적합도에서 나경원 의원이 22.8%, 서 의원이 21.9%로 각각 1·2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나머지 후보들은 10%를 넘지 못하고 있다. 나 의원은 '서 의원이 출마한다면 나도 도전하겠다'는 단서 조항을 단 상황이라, 나 의원 또한 출마의 명분을 잃게 되는 상황을 맞았다. 이 때문에 지지율이 비슷비슷한 후보들간의 경쟁이 이어지면서 승부는 예측 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를 전망이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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