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최대주주 현대그룹서 산은으로…당분간 유임 가능성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이달 말께 주인이 바뀌는 현대상선이 당분간 이백훈 사장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사장을 새로 선임하기에는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해 기존 체제를 유지하면서 과도기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7일 채권단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아직까지 현대상선의 신임 사장 선임을 위한 사장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를 꾸리지 않고 있다.
이달 18일 예정된 유상증자에서 채권단과 사채권자, 해외 선주들이 현대상선에 대한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을 거치면 산업은행 등의 채권단이 지분 40%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현대상선의 주인이 현대그룹에서 채권단으로 바뀌는 것이다.
채권단이 사장을 새로 뽑기 위해서는 사추위, 이사회, 주주총회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보통 30일 이상이 소요된다. 아무리 빨리 절차가 진행된다고 해도 최종 결정은 다음달 중순 이후가 될 전망이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와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대상선과 채권단의 공동관리가 현재 실효적 절차에 들어가 있지 않고 지금 당장은 경영진을 선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백훈 사장이 당분간 현대상선을 이끌 가능성이 커졌다. 이백훈 사장이 자신의 임기인 내년 3월까지 유임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이 대주주가 되면서 현대상선의 체질 개선이 이뤄져야 하겠지만 조직의 동요를 막는 것도 중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채권단이 대표 교체를 서두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사장 인선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 것이 낙하산 인사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지만, 대우조선해양 사태로 궁지로 몰린 산업은행이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해운 업계는 비전문가가 와서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며 "경영공백을 막기 위해 기존 경영진 체제를 일정 기간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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