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EU 불시 점검서 위험물 발견 못해…임금인상 놓고 노사갈등으로 기강해이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임금인상을 둘러싼 노사 갈등으로 어수선한 대한항공이 최근 해외 공항에서 기내보안 사안을 여러차례 지적받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인천으로 출발을 준비하던 미국 휴스턴발 여객기에서 실시된 현지 보안감독관의 불시 점검에서 기내보안에 취약점이 있다는 지적을 받았다.
미국 교통안전청(TSA) 소속 보안감독관이 출발 예정인 대한항공 여객기(KE030) 내 크루벙커(CRA) 매트리스 아래 의심물체를 은닉했지만 승무원들이 이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전 세계 공항에서는 보안감독관이 직접 출발 예정인 항공기에 탑승해 항공사들의 기내보안 대응 태세를 점검하고 있는데, 취약점이 발견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한항공은 스페인 마드리드 공항에서 이뤄진 불시 보안 점검에서도 승객좌석과 창가 사이 하단에 은닉된 A4 반장크기의 녹색 플라스틱 판넬을 찾아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보안 허점이 잇따르는 것에 대해 안팎에서는 노사 갈등이 기강 해이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임금협상 결렬로 지난 2월20일 시작된 조종사 노조의 쟁의행위가 이날로 137일째 이어지면서 노사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조종사 노조가 서소문 사옥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의 세무조사 청원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고, 일반노조들이 "무책임한 의혹을 남발하고 있다"며 맞불 시위를 벌이는 등 노사갈등이 노노갈등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승무원의 기본 업무인 기내보안 점검에서 여러차례 지적을 받았다는 것은 이례적"이라면서 "노사갈등으로 안팎으로 시끄러운 상황이 점검 부실과 기강해이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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