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영국 차기 총리에 오를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에서 선두를 달리는 테리사 메이(59) 내무장관이 영국과 유럽연합(EU) 간 벌일 탈퇴 협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협상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영국으로의 이민자가 크게 늘 수 있다고 말했다.
메이 장관은 3일(현지시간) ITV 방송과 인터뷰에서 "(리스본 조약) 50조를 발동하기 이전에 우리의 협상 입장이 분명해져야 한다"며 "일단 발동하고 나면 그 다음에는 모든 절차가 시작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50조 발동은 탈퇴 협상의 공식 개시를 뜻한다. 그는 "중요한 건 그것을(협상 입장) 적절한 기간에 해야 하고 동시에 영국을 위해 옳은 합의를 얻고자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이 장관은 이어 영국이 EU 탈퇴하기 전에 영국으로 들어오려는 이민자들 때문에 협상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이민이 늘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30일 출마를 선언한 기자회견에서 탈퇴 협상 시기에 대한 질문에 "50조가 연내 발동돼선 안 된다"고 답했다.
협상 쟁점과 관련해서는 메이 장관은 "브렉시트 국민투표는 (사람이) 이동할 자유가 지금까지 이뤄진 수준으로 계속될 수는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라며 "이동의 자유에 대처하는 것과 관련해 올바른 합의를 얻는 게 중요하지만 상품ㆍ서비스 교역과 관련한 가능한 최선의 합의를 얻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투표를 앞두고 EU 잔류를 지지했던 메이 장관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는 브렉시트를 뜻한다"며 "재투표는 없다"고 못 박았다.
반면 탈퇴파 주요 후보인 앤드리아 리드솜(53) 에너지 차관은 이날 최대한 신속하게 탈퇴 협상에 임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리드솜 차관은 이날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50조 발동 시기에 대한 질문에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가능한 한 빨리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기업에 확실성을 주고 세계에 '우리가 기업에 열려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가능한 한 빨리 (EU에서 탈퇴한 영국이) 새로운 자유무역 협상이 시작되도록 하자. 우리는 이것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 기회를 잡고 진전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협상 쟁점과 관련해서 "EU와 우리가 무관세 무역을 계속할 것이라는 강력한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며 이민 억제를 위해 이동의 자유를 보장하지 않으면서도 무관세 무역을 얻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일간 데일리 메일이 여론조사업체 서베이션에 의뢰해 보수당 지지자를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 선호도에서 메이 장관이 59%로 1위를 차지했다.
또 메이 장관이 리드솜 차관, 탈퇴파 마이클 고브 법무장관과 양자 대결을 벌일경우 각각 86%, 77%를 얻을 것으로 나타났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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