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와 경영진들의 비리를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고재호 전 사장을 소환해 조사한다.
3일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은 내일 오전 9시30분 고재호 전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고 전 사장은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대우조선해양의 사장을 역임했다. 검찰은 이 시기 대우조선해양에서 빚어진 분식회계 규모가 5조4000억원대(순자산 기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같은 기간에 대우조선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김모 전 부사장은 고 전 사장과 함께 회계사기를 공모한 혐의로 지난달 25일 구속된 상태다.
김 전 부사장은 회계장부에 생긴 문제는 사업 불확실성 때문에 저질러진 실수라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김 전 부사장뿐 아니라 고 전 사장이 고의로 회계사기를 저지른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은 2012∼2014년 해양플랜트 사업이나 선박 사업에서 예정된 원가를 임의로 축소한 뒤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을 과대 계상하는 수법으로 분식회계를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매년 산업은행과 함께 정한 경영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는 것처럼 예정원가를 조작했는데, 이 같은 수법을 통해 재무구조를 허위로 꾸민 뒤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발행하고 금융권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우조선의 재무가 건전한 것처럼 속은 채 빚어진 금융피해 규모는 10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고 전 사장을 불러 김 전 부사장과 재무 담당 직원 등에게 예정원가 조작 등 회계사기를 지시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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