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기고]마사회가 정말 해야 할 일

시계아이콘01분 55초 소요

[기고]마사회가 정말 해야 할 일 정 방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 공동대표
AD

어느 날, 큰 아이가 다니는 중학교 정문에 걸린 '학교 앞 화상경마장 절대 반대'라는 현수막을 보고 얼마나 가까운 곳이기에 저런 현수막을 걸었는지 궁금했다. 학교에서 걸어서 5분, 내가 사는 아파트에서는 걸어서 10분도 걸리지 않는 곳이었다. 어떻게 학교 앞, 집 앞에 몇 천 명 수용 가능한 화상경마도박장이 입점할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날부터 우리는 대책위를 만들고 서명을 받고 1인 시위를 하고 집회를 했다. 17만명이 반대서명을 하고 각계각층이 입점 철회의견을 냈다. 2014년 1월22일부터는 노숙농성을 시작해 여전히 진행 중이다. 주민과 학부모의 반대가 이토록 처절함에도 작년 5월31일에 마사회는 학교 앞 도박장을 개장했다. 그러나 우리는 노숙농성과 집회, 미사와 기도회를 계속 하고 있다. 우리가 이렇게 마사회와 싸우고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마사회는 주민 몰래 입점을 추진했고 어떠한 설명회도, 주민 동의도 받지 않았다. 화상경마도박장 입점 시에는 주민들의 동의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관내 이전인 경우에는 예외'라는 단서 조항을 들어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 폐해를 수용하도록 하는 것은 옳지 않다.


화상경마도박장 영업을 15년 이상 하고 있는 곳을 가보면 이런 주민 동의 규정이 생긴 이유와 주민들의 극렬한 반대로 여러 지역에서 화상경마도박장 입점이 무산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대전 월평동은 아파트와 학교가 가까워 학원이 즐비하던 건물들도 화상도박장이 입점하고 1년 만에 모두 유흥시설로 바뀌었다. 한 학년에 학급이 10개였던 초등학교는 현재 2개 학급으로 줄어들었다.

마사회가 농림부에 신고한 학교와의 거리는 실제거리인 215m보다 135m나 많은 350m였다. 이렇듯 용산 화상경마도박장은 서류에 이미 문제가 있었다.


둘째, 공기업 마사회는 용산에서 화상경마도박장 개장을 위해 불법과 부정도 서슴지 않았다. 심지어 몇몇 주민과 상인에게 돈을 주고 도박장 찬성 집회를 시켰으며 노인들에게 식사와 물품을 제공하며 주민들을 이간질했다. 또한 경비를 할 수 없는 성폭행범 등의 전과자를 고용하여 경비를 시키고 찬성집회에는 주민처럼 동원한 범법행위도 드러났다. 그런데도 화상경마도박장 문을 닫기는커녕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영업을 한다는 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셋째, 국가가 만든 도박 산업으로 인해 엄청나게 많은 국민들이 도박중독으로 삶이 피폐하게 되고 심지어 목숨까지 잃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친구 따라 화상경마도박장 갔다가 경마로만 100억을 잃었다는 사람, 고등학생 때 화상경마를 시작해 30대인 지금도 도박중독으로 힘든 삶을 살고 있는 청년, 건실하게 자동차정비소를 운영했는데 집 앞 화상경마도박장에 재미로 갔다가 가게도 넘어가고 가정도 파탄 나고 생사도 알지 못하는 이웃 등 국가가 지금 이 순간에도 피해자를 만들고 있다는 사실에 끔찍할 뿐이다.


넷째, 법의 취지를 우선해야 할 텐데도 수치를 더 중시하며 교육을 등한시하는 것은 큰 문제다. 물론 학교에서 200m에 개인이 소규모로 운영하는 오락실도 입점 못하는데 몇 천 명 입장 가능한 화상도박장 기준이 똑같이 200m라는 것은 어느 누가 들어도 이상하다. 어른들도 도박으로부터 보호해야 하지만 어릴 때부터 도박환경에 익숙하게 만드는 것은 정말로 국가가 할 일이 아니다.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앞에서 "저기 한 번 들어가고 싶다"고 말하는 학생들도 만났다.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도박을 하니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마사회는 문제가 발생하면 문을 닫겠다고 했다. 마사회의 온갖 불법이 드러났고 아이들이 화상경마에 호기심을 갖게 된 것만으로도 교육적으로 이미 폐해는 발생했다. 우리가 이렇게 집회를 하고 행동하지 않았다면 그 아이들은 이미 화상경마도박장에 들어갔을지도 모른다. 마사회는 언제까지 이렇게 어른답지 못한 행동으로 주민, 학부모들과 선생님, 학생들을 괴롭힐 것인가? 이제는 공기업 마사회가 국가를 위한 일을 할 때도 되지 않았을까?


국민들 주머니에서 나온 돈으로 세금내고 복지기금 낸다고 생색낼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도박중독에 빠지지 않도록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 그것은 '학교 앞, 주거지 앞 화상경마도박장 철회'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정 방 용산 화상경마도박장 추방대책위 공동대표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2009:48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전 세계에서 K푸드에 대한 수요가 식을 줄 모른다." 미국의 경제 뉴스 채널 CNB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 식품의 글로벌 확산세에 대해 이같이 조명했다. 이 방송은 특히 라면을 K푸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품목으로 지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팝과 한국 드라마에서 라면이 자주 노출되면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물가 인상과 생활비 상승도 비교

  • 26.01.2007:16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 한국 치킨 브랜드 BBQ 매장은 '치맥'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테이블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치킨을 앞에 두고 맥주잔을 부딪치며 저녁 시간을 즐겼다.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국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메디슨 씨는 "학교 근처

  • 26.01.1915:08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K웨이브 글로벌 현장 점검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

  • 26.01.1914:08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처럼 금방 꺼질 수 있습니다. 지하수처럼 '일상 문화'가 계속 흐르도록 해야 K 브랜드와 산업의 생명력을 30년 이상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일열 전 파리문화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K브랜드의 글로벌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콘텐츠는 강력한 진입로가 될 수 있지만, 휘발성이 크다"며 "어느 순간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썸

  • 26.01.1914:08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당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현지 한식당 대부분이 중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