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세영 기자]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연승 행진(15연승)은 끝났지만, 이호준(40)의 타점 행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역대 리그 세 번째로 1200타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록까지는 열한 점 남았다.
이호준은 불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변함없이 주전 자리를 꿰찼다. 중심인 5번 타순에서 타점을 쓸어 담고 있다. 49타점으로 리그 11위다. 타점 기록은 3-4번 타순인 나성범(64타점ㆍ리그 1위)과 테임즈(61타점 3위)보다 뒤지지만 팀이 어려울 때 결정적인 한방을 책임진다. 올 해 쉰일곱 경기에 출전한 이호준은 타율 0.324(207타수 67안타) 12홈런 4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6월에는 타율 0.354 5홈런 15타점을 올리며 팀의 연승을 책임졌다.
매 시즌이 시작할 때마다 은퇴를 고려할 나이지만 이호준은 실력으로 경쟁을 이겨낸다. 김경문 NC 감독(58)은 "고참이라서 뛰는 게 아니다. 이호준은 실력으로 이 자리에 남았다. 젊은 친구들과 비교해도 힘에서 밀리지 않는다. 부상 없이 관리하고 러닝만 가능하다면 선수 생활을 계속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은퇴시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호준은 경기 전 주루 훈련도 꾸준히 한다. 베테랑의 솔선수범은 자연스럽게 팀의 연승으로 이어졌다. 그의 묵묵한 태도에 후배 선수들도 들뜨지 않고 그 날 그 날 승리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호준은 오히려 연승 이후를 대비한다. 그는 "현재 선수단이 똘똘 뭉쳐 있다. 백업선수들까지 잘 해준다. 연승이 끊긴 뒤 분위기를 다잡을 수 있도록 잡아줘야 한다"고 했다.
팀도 중요하지만, 스스로에게도 올 시즌은 특별하다. 시즌을 마치면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이 되기 때문이다. 선수생활 막바지 축포를 터뜨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이기도 하다. 이호준은 현재 팀 내 최고 대우(연봉 7억5000만 원)를 받고 있다.
남은 힘을 다해야 하는 이유는 하나 더 있다. 프로야구 선수를 준비 중인 아들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이름으로 한 타석도 허투루 할 수 없다. 이호준의 삼남매 중 큰 아들 동훈(14)군은 중학교 야구 선수다. 이군은 수원북중학교에서 뛴다. 이호준은 지난 17일 수원 kt와의 원정경기를 방문한 아들 앞에서 3안타(1홈런)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이호준은 "아들이 야구에 대한 열정이 나보다 낫다. 경기 전에 아들이 야구장에 온다길래 멋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김세영 기자 ksy123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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