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폭발직전 신공항 갈등] '비밀주의'가 정책 불신 키웠다

시계아이콘02분 00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정부가 놓친 것들<상>…지자체 여론전 몰두한 배경
연구용역 맡은 ADPi, 이번주 최종 후보지 발표
선정 기준 등 비공개 원칙…오히려 공성성 훼손
정부, 정치권 의식해 실기…후폭풍 우려 높아져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서병수 부산시장이 20일 오후 국회를 찾는다. 가덕도 신공항 유치에 직(職)을 건 그는 가덕도가 최적의 입지임을 강조할 작정이다. 이에 앞서 지난주 대구·울산·경남·경북은 공동으로 '남부권 신공항은 대한민국 백년대계입니다'라는 제목의 광고를 내고 밀양에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신공항 입지를 둘러싼 갈등이 폭발 직전이다. 대구·울산·경남·경북의 밀양과 부산의 가덕도로 영남의 입지유치 여론은 극명하게 갈려있다. 정치권은 물론 지방자치단체, 시민 등까지 모두가 가세한 모양새다. 과열 경쟁 속에 '필승론'과 '필패론'이 난무한다.

지자체장이나 국회의원들도 연일 성명전을 벌이고 있다. 부산 지역에서는 시민단체들 뿐 아니라 종교계까지 나서 연일 성명을 발표하며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후보지가 발표된 이후 탈락지역의 극렬한 반대 등 후폭풍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이 정도로 영남이 갈리게 된 이유는 정부의 비밀주의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정부는 연구용역을 맡긴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을 통해 이번 주 최종 후보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23일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그런데 청와대와 정부는 지금까지 평가항목과 배점 등에 대해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입지를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한 항목이나 배점이 유출될 경우 각 주체들의 개입이 불가피, 공정성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논리에서다.


하지만 인천공항이나 고속철도 등 국책사업의 경우 먼저 기본 원칙을 공개하는 것이 갈등을 최소화하는 길이라는 주장이 더 설득력 있다. 선호시설이든 기피시설이든 입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투명하게 기준을 제시하면서 반대하는 이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가 사전타당성 용역을 프랑스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에 맡겨 신공항 입지를 국제적 기준에 입각해 공정하게 결정하려고 했으나, 철저한 비밀주의로 인해 오히려 공정성이 훼손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민적 의식 수준이 이제는 정부의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따라오기만 해)식 정책추진에 공감을 표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실제로 부산지역에서는 밀양으로 입지가 정해져 있으니 기준을 공개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정부에 대한 불신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산이 많은 편인 밀양을 두고 고정장애물 평가기준이 얼마나 되는지 논란이 불거진 것은 평가기준이 공개되지 않은 데서 기인한다.


더욱이 가덕도를 지지하는 측은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고향이자 정치적 지지 기반인 TK에 '신공항 선물'을 안겨줄 것이란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반면 밀양을 지지하는 측은 대선 유세 당시 "부산시민들이 바라는 신공항을 반드시 건설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발언에 신경을 쓰고 있다. 정치적으로 달리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그만큼 많기 때문에 더더욱 정부의 비밀주의는 결과 발표 후 반발을 살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지난 15일 동남권 신공항 부지 선정 결과 발표 때 선정 방식과 이유 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겠다는 방침을 재천명했다. 국책사업을 진행하는 순서가 바뀌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최영진 중앙대 교수(정치국제학)는 "신공항 입지 선정의 기준을 제시하고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해도 향후 경제성 등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할 수 있다"면서 "외국 컨설팅 업체를 통해 발표한다 해도 양쪽 모두 쉽게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내·외 사례에서 볼 때 국책사업을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설명과 설득을 해야만 사회적 갈등이나 후유증이 줄어든다는 점은 이미 입증된 바 있다. 기피시설인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이 대표적이다. 2005년 경북 경주로 입지가 확정됐는데, 이는 방폐장의 필요성이 공론화된 지 21년 만의 일이다. 기피시설 유치에 따른 인센티브를 제공하되 주민투표 찬성률이 높은 지역을 선정한다는 기준에 공모 신청지역이 모두 승복했다.


정치권에서조차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지역구를 두고 있는 정치인이 지역 현안에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한 것"이라면서도 "현재 신공항에 대한 정치권의 모습은 이해관계 조정이나 타협보다 갈등 조장에 가깝다"고 말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신공항 입지 문제에 정치 논리는 배제돼야 한다"면서 "국익의 관점에서 냉정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2009:48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저렴해서 미국인도 푹 빠졌다…"오늘은 라면에 김치" 외신도 감탄한 K푸드⑤

    "전 세계에서 K푸드에 대한 수요가 식을 줄 모른다." 미국의 경제뉴스채널 CNBC는 지난 18일(현지시간) 한국 식품의 글로벌 확산세에 대해 이같이 조명했다. 이 방송은 특히 라면을 K푸드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품목으로 지목했다.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팝과 한국 드라마에서 라면이 자주 노출되면서 미국과 유럽은 물론, 중앙아시아와 중동 지역까지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물가 인상과 생활비 상승도 비교적

  • 26.01.2007:16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힙하다 힙해" 퇴근길 치맥에 한국 화장품 싹쓸이까지…일상에 스며든 'K'④

    지난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 미국 뉴욕 맨해튼 32번가 K타운. 한국 치킨 브랜드 BBQ 매장은 '치맥'을 즐기려는 현지인들로 북적였다. 지하 1층에 마련된 테이블은 일찌감치 만석이었고 20~30대 직장인과 대학생들은 치킨을 앞에 두고 맥주잔을 부딪치며 저녁 시간을 즐겼다. 치킨뿐 아니라 떡볶이와 김치볶음밥 등 다양한 한국 메뉴를 함께 주문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 매장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메디슨 씨는 "학교 근처

  • 26.01.1915:08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돼지갈비에 나물" 파리지앵의 저녁 식탁 오른다

    K웨이브 글로벌 현장 점검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

  • 26.01.1914:08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③"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일상문화' 흘러야 30년 간다"[인터뷰]

    "대중문화는 '화려한 분수'처럼 금방 꺼질 수 있습니다. 지하수처럼 '일상 문화'가 계속 흐르도록 해야 K 브랜드와 산업의 생명력을 30년 이상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일열 전 파리문화원장은 최근 아시아경제와 인터뷰에서 K브랜드의 글로벌 지속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K콘텐츠는 강력한 진입로가 될 수 있지만, 휘발성이 크다"며 "어느 순간 거품이 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금은 '썸

  • 26.01.1914:08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돼지갈비 요리하는 파리지앵…자기 전엔 韓스킨케어 톡톡[K웨이브3.0]②

    "형 집에 놀러 가는데 저녁 메뉴인 돼지갈비를 준비하려고 합니다" 지난해 연말 프랑스 파리 오페라 지역(Rue Sainte-Anne)에 위치한 유명 한인 슈퍼마켓 'K마트'에서 만난 맥심 카본(27살)씨는 '100% 태양초'라고 적힌 고춧가루와 송이버섯과 무, 고추장, 튀김가루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카본은 한국 신림동에서 1년 거주하면서 처음 접한 한식을 잊지 못해 귀국 후에도 파리 한식당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현지 한식당 대부분이 중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