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이 줄고 있지만 현지 수입시장 내 국산 점유율은 되레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 경쟁국의 중국 수출 규모가 더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어서다.
19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 따르면 중국 수입시장 내 우리나라 제품의 점유율은 2013년 9.2%에서 지난해 10.9%로 1.7% 포인트 늘었다. 중국의 대(對)한국 수입액이 같은 기간 1794억달러에서 1743억달러로 감소했지만 점유율은 증가했다. 이 기간 중국의 전체 수입은 1조9415억달러에서 1조6016억달러로 크게 감소했다.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무역에서 2013년 사상 최대인 1459억달러를 수출하며 정점을 찍은 뒤 하강 곡선을 긋고 있다. 중국 측 수입액에는 다른 나라가 수출한 금액에 보험료와 운송료 등이 더해진다. 이 때문에 중국의 수입액은 우리나라가 수출한 금액보다 크게 집계된다.
문병기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독일, 일본 등 주요 경쟁국의 대중국 수출이 우리보다 더 크게 감소하는 상황"이라며 "중국의 수입 수요 자체가 최근 많이 줄어드는 추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의 경쟁력이 다른 나라보다 크게 뒤처지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는 중국 수입시장에서 우리나라 반도체의 점유율이 큰 폭으로 뛰었다. 2013년 18.5%(487억달러)에서 2015년 22.8%(601억달러)로 상승했다. 컴퓨터와 자동차부품의 점유율도 같은 기간 각각 9.2%(49억달러)와 14.0%(38억달러)에서 12.9%, 16.5%로 올랐다.
반면 국산 무선통신기기의 비중은 20.3%(139억달러)에서 17.6%(118억달러)로 2.7% 포인트 줄었다. 자동차(3.7%·18억달러→2.5%·11억달러), 석유화학(21.9%·250억달러→20.6%·188억달러) 등도 다른 나라와 경쟁에서 다소 밀리는 모양새다.
한편 우리나라 주요 수출 13대 품목만 따져보면 점유율은 2013년 17.0%(1472억달러)에서 18.2%(1438억달러)로 1.2% 포인트 올라 전체 품목 점유율 상승세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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