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대 기업 12% 응답…핵심 사업부 통폐합·매각 가장 많아
[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조선과 해운업종의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100대 기업 중 12%가 정부와 채권은행으로부터 구조조정 요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00개 기업 가운데 12개 기업이 '정부와 채권은행으로부터 구조조정 요구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어떤 방법의 구조조정을 요구받았는지에 대해서는 '기업과 핵심사업부 통폐합 및 매각'이라고 응답한 기업이 42%로 가장 많았다.
자회사와 핵심사업부의 통폐합 및 매각은 가장 기본적인 구조조정 방식으로 꼽힌다. 최근 선제적 구조조정 등을 통한 고강도 자구노력으로 2년 만에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졸업한 동국제강은 지난해 계열사 유니온스틸을 흡수 합병해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사업구조를 수익성 위주로 개편했다.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조선 업체들의 자구계획에도 자산 매각이 주요 내용으로 포함됐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하이투자증권 등 금융 3사를 매각한다. 삼성중공업은 거제호텔과 판교연구개발(R&D)센터, 유가증권 등을 매각하고 대우조선해양은 2020년까지 14개 자회사를 모두 매각할 예정이다.
이어 '대규모 감원(22%)' '대주주의 경영권 포기(16%)' '대주주 및 모기업의 추가 출연(10%)' '오너의 사재 출연(10%)'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감원 역시 구조조정 시 꼭 포함되는 내용으로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 30%를 감축한다.
기업 부실에 대한 오너나 대주주의 책임을 묻는 요구도 있다. 경영권 포기나 사재 출연이다. 사재 출연의 경우 오너의 회생 의지와 책임경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2010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에 돌입하자 3300억원의 사재를 출연했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도 동부메탈 회생을 위해 사재 200억원을 출연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해 300억원가량의 사재를 내놨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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