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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의 신⑥] 끝내주는 냉감, 메밀향 깊은 봉피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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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의 기자 '입맛 습격대'-소·돼지·닭의 3중주 육수는 좀 짜…방이동 본점에서 생긴 일

[냉면의 신⑥] 끝내주는 냉감, 메밀향 깊은 봉피양 봉피양 방이점의 평양냉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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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평양냉면 가게는 하나의 본점과 소수의 분점이 존재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봉피양'분점은 서울에서만 어림잡아 열 군데가 넘는다. 찾는 사람이 많은 만큼 접근성이 좋다는 게 특징이다. 몇몇 분점에 대한 사람들의 평도 괜찮은 편이다. 하지만 '이왕 먹는 거 본점에서 먹어봐야지'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기에 세 기자는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위치한 봉피양 본점을 찾았다.

서울서 쉽게 찾을 수 있는 평양냉면 집이지만 봉피양의 가격대는 비교적 높다. 평양냉면은 1만3000원, 본점에서만 판매하는 메밀 100% 순면 평양냉면은 1만7000원이다. 체인점을 늘렸음에도 봉피양은 프리미엄 평양냉면의 지위를 지켰다. 봉피양 냉면의 상징인 김태원 조리장의 장인정신 덕이다. 그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육수의 조합으로 봉피양만의 색다른 맛을 만들어냈다.


[냉면의 신⑥] 끝내주는 냉감, 메밀향 깊은 봉피양 봉피양 방이점의 평양냉면

세 기자는 잔뜩 기대를 하고 봉피양 문을 열었다. 방송, 신문기사 등 미디어 노출이 많았던 곳이기도 했고 유명 맛 프로그램에서도 극찬을 했던 곳이라 신뢰를 얻기에 충분하기도 했다. 자리에 앉자마자 평양냉면 두 그릇과 순면 한 그릇을 주문했다. 본점에 온 김에 순면의 맛과 향을 봐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묵직한 놋그릇에 담긴 냉면 세 그릇이 나왔다. 큼직하게 썰린 돼지고기 편육도 두 조각씩 준비돼 나왔다. 한쪽 유리창에는 '편육은 육수를 만들 때 사용되는 고기로 조기소진될 수 있사오니 양해 부탁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냉면의 신⑥] 끝내주는 냉감, 메밀향 깊은 봉피양


금보령 기자(이하 금): 일단 지단이 눈에 띄네. 다른 가게는 삶은 달걀 반쪽이 나오는 경우가 많았잖아. 그런데 이 육수에 삶은 달걀 노른자가 섞여서 뿌옇게 변한다고 생각하니 별로네 진짜. 달걀이 아예 없었어도 좀 허전했을 것 같고…그리고 냉면에 올라간 고기도 엄청 맛있어! 육질이 느껴질 정도?


정동훈 기자(이하 정): 나는 국물에 영향을 줄까봐 달걀 지단은 먼저 먹어버렸어. 고명 중에는 열무가 올라간 게 특이하네. 새콤하면서 짠 맛이 감도는 열무고명이 면이랑 함께 잘 어울렸어.


권성회 기자(이하 권): 나도 고명 중 가장 맘에 들었던 건 열무 김치야. 식감도 좋고 새콤한 게 냉면이랑 잘 어울렸어. 고기도 쫄깃한 게 딱 좋았어. 고명이랑 면이랑 조화가 잘 이뤄지는 게 이 집의 특장점인 것 같아. 메밀 함량이 높아서인지 면의 식감이 정말 훌륭했어. 조금만 더 굵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정: 면은 시원해서 좋았어. 놋그릇이 차가운 육수의 온도를 유지해 주는 덕인 것 같아. 또 삶은 면을 차갑게 식히는 작업을 충분히 한 것 같아. 한 여름에 오면 정말 시원하게 즐길 수 있을 듯.


금: 면은 메밀향이 진짜 강한 편이야. 그리고 씹을 때보다 씹고 나서 삼키기 직전에 메밀향이 가장 강하고. 13,000원짜리 냉면도 메밀 맛이 잘 느껴지지만 확실히 순면에서 메밀을 더 진하게 느낄 수 있네. 입 안에서 퍼지는 메밀향이 씁쓸하면서도 고소하다.


권: 국물 맛은 어땠니? 육향이 진한 건 좋았지만 다른 평양냉면집보다는 조금 달고 짜기까지 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블로거가 ‘평양냉면이라고 해서 무조건 삼삼할 필요는 없다’고 쓴 글을 봤는데, 그래도 약간 자극적인 맛이 나서 아쉬웠어. 조미료 맛도 쉽게 느껴졌고.


[냉면의 신⑥] 끝내주는 냉감, 메밀향 깊은 봉피양 봉피양 방이점의 편육.

금: 육향이 진해? 심심하다고 소문난 곳보단 강하긴 한데... 맛에 비해 향은 잘 모르겠어. 육수 맛이 진한 건 인정. 그런데 마시다보니 약간 짜기도 하고.


정: 평양냉면 마니아들은 일반적으로 냉면 육수의 맛이 시간대 별로 다르다고 본대. 육수가 졸아들고 맑은 국물의 비율이 줄어들면서 맛의 차이가 생긴다는 거지. 우리가 저녁시간에 갔기 때문에 육수 맛이 조금 짜게 느껴진 것 같아. 점심시간대 와서 조금 더 맑은 육수도 맛봤으면 하는 집이야.


그래서 봉피양 본점에 물어봤다. 실제로 냉면 육수 맛이 시간대 별로 다른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이에 직원은 “전혀 근거 없는 이야기”라며 “점심과 저녁에 똑같은 걸 내놓는다”고 답변했다.


권: 밑반찬은 무절임만 나왔는데…특별한 것 없이 적당히 새콤한 맛이었어. 대신 편육이 등장한 게 독특했는데 이곳 본점만 나온대. 오랫동안 삶아서인지 조금 퍽퍽했지만 쫀득한 맛이 일품이었어. 냉면이랑 잘 어울리는 건 당연하고.


*한줄평
권: 면은 합격, 국물은 글쎄…
금: 순면 메밀향에 도취되다.
정: 놋그릇이 지켜낸 평양냉면의 시원함








권성회 수습기자 street@asiae.co.kr
금보령 수습기자 gold@asiae.co.kr
정동훈 수습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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