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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면의 신⑤] '매콤하게, 시원하게' 63년 오장동 지킨 흥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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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의 기자 '입맛 습격대'-함흥냉면 원조집서 육수 주전자를 동내다


오전 11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는데도 오장동 흥남집 앞은 북적거렸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가게 안으로 몰려들었고, 주차요원은 좁은 길들 사이에서 몰리는 차들을 질서정연하게 안내하느라 바빠 보였다.


서울 중구 오장동에 위치한 오장동 흥남집은 1953년부터 60년 넘게 이어져 온 함흥냉면 전문점이다. 건물 외벽에 쓰인 '흥남집' 세 글자부터 간판에 그려진 할머니의 얼굴까지 오랜 역사를 그대로 말하고 있는 듯 했다.

가게 안으로 들어서니 이미 대부분의 테이블이 차 있었고, 2층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손님도 다수였다. 흥남집의 메뉴는 회 비빔냉면, 고기 비빔냉면, 회와 고기 고명이 모두 올라가는 섞임냉면 등이 있다. 두 기자는 회 비빔냉면을 시켰고, 다른 한 기자는 섞임냉면을 주문했다. 고기 육수와 함께 냉면, 무김치가 테이블 위에 차려졌다.



권성회 기자(이하 권): 육수 맛이 굉장히 묘해. 생강향이 살짝 나면서 계속 먹고 싶게 만들어. 지금까지 다녀본 냉면집 육수 중에 최고로 치고 싶어.

정동훈 기자(이하 정): 냉면집 돌면서 주전자 째로 주는 육수를 비운 건 처음이야. 조금은 매콤한 맛의 냉면과 함께 곁들이기에도 좋고. 회냉면을 먹었는데도 고기냉면을 먹은 것 같이 진한 여운이 남아.


금보령 기자(이하 금): 냉면 그릇 바닥을 보면 참기름이 많이 들어간 것 같은데 향은 또 참기름향이 별로 안 나네. 고명은 오이채, 삶은 계란 반쪽, 무채, 간재미회무침 이렇게 들어갔고. 뭐 더 빠진 거 있나? 이 집도 근데 별로 맵지 않고 깔끔하네.


권: 예전에 먹었을 때는 꽤 매웠던 기억이 있는데 오늘은 딱 좋은 것 같아. 아주머니께서 참기름이랑 설탕을 더 넣어 먹으라고 했는데, 덕분에 훨씬 고소하고 달콤한 맛을 느낄 수 있어. 회 양이 꽤 많아서 식감도 더 좋은 것 같아.


정: 이집 양념 참 오묘해. 주변 사람들이 맵다고 해서 잔뜩 긴장했는데 별로 안 매웠어. 간재미 회랑 참기름이 어우러진 고소한 맛이 좋았고 나중엔 계속 찾게 되는 매운맛이 올라왔어.


금: 먹다보니 점점 매워진다, 진짜. 처음엔 안 매웠는데... 그래도 아주 매운 게 아니라서 맛있네. 오 매울 때 육수 한 컵 마셔봐. 매운 게 가라앉아. 환상의 조합이네.


정: 면에 약간 회색빛이 도는 게 신기했어. 고구마 전분이 많이 들어가서래. 면의 식감이 쫄깃하면서도 양념이 잘 배어 있더라고. 하지만 양은 다른 집에 비해 부족해.


권: 어, 나도 양이 적은 게 불만이었어. 특히 평양냉면과는 다르게 함흥냉면은 국물도 없으니까 다 먹고 나도 포만감이 들지는 않았어. 하지만 면의 쫄깃함은 정말 좋았어. 엄청 질기지도 않고 향도 좋고.


금: 면도 면인데 난 간재미회무침이 시큼하지 않아서 좋은데. 다른 가게 회무침은 시큼한 경우도 있는데 여기 건 깔끔한 느낌? 그리고 먹다가 매워서 설탕을 조금 넣었거든? 확실히 덜 맵네.


냉면을 다 먹고 난 뒤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할머니 두 분에게 다가갔다. 수십년지기라는 김모(83) 할머니와 우모(78) 할머니는 흥남집 냉면을 먹으러 미아동에서 왔다고 했다. 김 할머니는 "이 집 냉면이 시원하니 맛있다"며 "원래 근처 다른 함흥냉면집을 다니다 여기로 단골을 바꾼 지 꽤 됐다"고 속삭였다. "혹시 맵지 않으세요?"라는 질문에 두 할머니는 "냉면은 원래 매콤한 맛으로 먹는 거지!"라고 말했다.


오장동 흥남집 함흥냉면은 부담감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맛을 자랑하고 있었다. 함흥냉면을 자주 접하지 않은 '초심자'라 할지라도 새콤·달콤·매콤한 맛에 금방 중독될 것 같았다. 한번 젓가락을 들면 멈출 수 없는 맛. 오랜 역사를 지닌 함흥냉면의 원조집다운 매력이 있었다. 흥남집 앞에서는 뙤약볕 아래 줄지어 선 이들의 기다림도 즐겁다.


*오장동 흥남집 한줄평
권: 면, 고명, 양념으로 그래프를 그리면 정삼각형에 가장 가깝지 않을까.
금: 간재미 회무침이 매력적인 곳.
정: 60년 전통, 육수 내공이 다르다.



권성회 수습기자 street@asiae.co.kr
금보령 수습기자 gold@asiae.co.kr
정동훈 수습기자 hoon2@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권성회 수습기자 street@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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