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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 사라진 아베·오바마…불만 들끓는 오키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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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군무원의 오키나와 여성 살해 사건, 정상회담 주요 의제

미소 사라진 아베·오바마…불만 들끓는 오키나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25일 회담장이 있는 이세신궁으로 들어서기 위해 다리를 건너고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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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에 앞서 지난 25일 열린 미·일 정상회담의 사실상 주요 의제는 미국 군무원에 의한 오키나와 여성 성폭행 살해 사건이었다.


'핵무기 없는 세계'라는 기존 의제는 살해 사건에 묻혔다. 일본 후지TV는 이날 저녁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가진 양국 정상의 얼굴에서 미소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 "이번 사건이 27일 히로시마 방문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하는 미국 정부의 속내도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오키나와에서 일어난 비극에 대해 논의했다"며 "진심으로 애도와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베트남에서의 '쌀국수 외교' 등 격의 없는 태도로 인기를 끌었던 오바마 대통령이었지만, 이날 회견에서는 표정을 굳힌 채 여러 차례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아베 총리 역시 "제멋대로이며, 비열하기 짝이 없는 범행에 매우 강한 분노를 느낀다"며 "오키나와뿐만 아니라 일본 전체가 충격을 받았으며, 일본인의 감정을 오바마 대통령이 제대로 받아 주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오키나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군은 과거 여러 차례 비슷한 사건이 있을 때마다 야간 외출금지 등 대책을 강구해 왔지만, 뚜렷한 효과가 없었다.


오키나와 현 내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일본에 주둔한 미군의 범죄 대응을 규정하고 있는 '미일 주둔군지위협정(SOFA)'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지만, 아베 총리는 협정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26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미군들의 범죄 억제 방안을 검토하는 팀을 설치했다고 발표했다. 경찰청 등 관계부처의 국장급으로 구성된 이 팀은 이날 오후 첫 회의를 열 계획이다. 스가 장관은 "대책이 마련되는 대로 바로 실행에 옮길 것"이라며 가로등 설치 등의 대책을 제시했다.


한편 오는 27일 오바마 대통령은 히로시마(廣島) 평화기념공원을 방문할 때, 일본인 원폭 피해자들과 대화할 전망이다. 이 자리에는 일본군 포로 출신 미국인도 참석한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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