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흡연자, 우울증·자살충동 비율 높다

우울증 경험 男흡연자보다 4배 이상…자살충동 비흡연 여성보다 2배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여성 흡연자가 남성 흡연자보다 우울감과 자살충동 위험이 더욱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 중앙대학교병원(원장 김성덕)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와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재우 교수가 발표한 논문(남녀 한국인들의 흡연상태, 우울증 및 자살 간의 상관성)을 보면 흡연자 가운데 여성의 우울증 경험 비율은 28.4%, 남성은 6.7%에 불과했다.

연구팀이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시행된 5년간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로 수집된 19세 이상 성인 남녀 3만2184명(남성 1만3662명, 여성 1만8522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자살 충동도 여성 흡연자는 35.1%로, 남성의 12.4%에 비해 약 3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

특히 여성 흡연자는 비흡연 여성과 비교해 우울감(28.9% vs 17.1%)이나 자살 충동(35.1% vs 18.9%), 자살 시도(3.6% vs 0.8%)등에서 모두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난해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전년대비 3.8% 하락하며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반면, 여성 흡연율은 0.2% 감소하는데 그친 점을 감안하면 여성 흡연에 대한 관심이 특별히 요구된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정재우 교수는 "한국의 유교적 정서에 의해 여성 흡연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이 제한된 특수한 환경인 만큼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에서도 흡연을 하는 여성의 경우 스트레스 지수가 아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무조건 금연만을 강조하기 보다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다른 방식의 접근이 이러한 정신건강상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논문은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Psychiatry Investigation) 2016년 3월호 게재됐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