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적용안돼 비용 부담은 해결해야 할 숙제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로봇 수술을 이용한 간이식을 위한 간절제술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성공했습니다. 로봇을 이용해 수술했기 때문에 흉터도 거의 없고 빠른 회복이 가능했습니다. 여러 가지 감염 등 합병증 위험도 기존 수술과 비교했을 때 낮아졌습니다.
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센터 최기홍(간담췌외과)·김명수(이식외과) 교수는 최근 아들의 건강한 간을 절제해 아버지에게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했습니다.
만성 B형 간염으로 중증 간경변증으로 간이식만이 대안이었던 김영우(57세) 씨. 김 씨는 지난 4월28일 아들 김수혁(18세) 군의 간을 이식받았습니다. 이식 당일 장기공여자인 김수혁 씨는 최기홍 교수의 로봇수술을 통해 자신의 간 70%를 절제했습니다.
로봇수술기를 이용한 절제술인 만큼 김수혁 씨 몸에는 로봇 팔이 들어간 작은 구멍과 절제된 간을 밖으로 꺼내기 위해 배꼽아래 10㎝ 정도만 배를 절개했습니다.
김수혁 씨의 건강한 간은 김명수 교수에 의해 아버지인 김영우 씨의 병든 간 대신 성공적으로 이식됐습니다. 김수혁 씨는 빠른 회복을 보이며 수술 9일째인 5월7일 퇴원했습니다. 이어 지난 19일 아버지 김영우 씨도 간 이식수술 3주 만에 건강하게 퇴원하게 됐습니다.
최기홍 교수는 "기존의 간 공여자의 경우 평균 2주 정도의 수술회복기간과 감염 등의 합병증 위험, 몸의 큰 흉터가 남는 부담감이 있었다"며 "로봇수술을 받은 이번 공여자는 입원기간이 절반 정도였고 감염 등의 합병증 없이 빠른 회복을 통해 퇴원 후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명수 교수도 "대다수 장기이식자는 물론 장기기증자들도 기증자 수술 후 합병증 위험과 긴 회복기간, 큰 수술흉터로 심리적 부담감을 갖는다"며 "로봇을 이용한 장기기증자 수술이 활성화되면 이 같은 심리적 부담을 최소화해 장기기증 활성화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아직 보험적용이 안 되기 때문에 로봇수술 비용을 환자가 추가로 내야하는 경제적 부담이 있습니다. 최 교수는 빠른 시일 내에 건강보험 확대 적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한편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0년 동안 누적 로봇수술 건수는 총 1만3824건에 달했습니다. 가장 많은 로봇 수술이 이뤄진 분야는 갑상선암 분야로 약 4800건이었습니다. 이어 전립선암을 비롯한 비뇨기과 분야가 약 4600건에 달했습니다. 위암, 대장암 등 소화기암과 두경부암 등 순으로 수술로봇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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