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6개월만에 2%대로 하향
"재정 장애 예상…통화 완화 가능"
"가계·기업 부채 잠재적 위험요인"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2%대로 낮췄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기존 3.6%에서 3.0%로 하향했다.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세계 무역의 회복 지연과 중국의 경기 둔화를 꼽았다. 가계부채 등은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지목했다.
16일 OECD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한국경제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날 세종시 한국개발연구원(KDI) 영상회의실에서 이 보고서를 발표한 렌달 존스 사무국 한국경제담당관은 "경기 부양 정책 덕분에 작년 하반기 에 경기가 강한 반등세를 보였지만 올해에는 민간소비가 둔화되면서 주춤해졌다"고 설명했다.
OECD는 작년 11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3.6%에서 3.1%로 낮췄다. 그러나 6개월만에 다시 2.7%로 내렸다.
다만 존스 담당관은 "한국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의 수요둔화는 계속해서 수출 성장세를 제한하고 있다"면서도 "한국의 수출과 기업투자를 증진시킬 세계 무역의 성장세로 인해 경제성장률은 2017년까지 3%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OECD는 세계무역의 회복 지연은 한국 경제의 지속적 성장에 가장 큰 위험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예상보다 빠른 중국의 경기둔화는 한국경제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또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과 신흥국의 부진 역시 하방위험 요인이며, 가계부채 증가세는 민간소비를 제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올해에는 재정적 장애(fiscal drag)가 유발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년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해 8.1% 확대됐던 정부 지출이 올해 0.4% 그칠 것으로 예정되고 있다. OECD는 재정적 장애를 제거하기 위해 올해 추가적인 재정확대가 요구된다고 권고했다.
반면 OECD는 재정 건전성과 낮은 공공부문 부채를 유지하기 위한 제도도 필요하다고도 진단했다. 한국의 공적인 사회적 지출은 2005년 GDP의 6.5%에서 2014년 10.6%로 증가했다.
존스 담당관은 "OECD 국가 가운데 세번째로 낮지만 한국 정부는 2060년까지 GDP의 29%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낮은 수준의 부채 관리와 함께 경기확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정정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OECD의 재정 확대 정책 권고에 대해 구조조정과 연관해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OECD는 재정정책을 권하고 있는데 최근 4년간 국세수입이 부진하고 재정수지 측면에서 관리재정수지가 적자에 머물고 있는 등 건정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실업률이 상승한다면 추경을 통해 대응해야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곽노선 서강대 교수는 "내년 성장률이 3%도 안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조선, 해운 구조조정이 최근 화두가 됐는데 투자가 크게 일어날까에 긍정적일 수 없어 3% 달성이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OECD는 또 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크게 하회하는 만큼 통화정책 추가 완화(further monetary easing)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통화정책 결정은 가계부채와 자본유출 등과 같은 금융안정 측면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외환 분야에 대해서는 단기외채 비중이 줄고, 외환보유액이 늘어나 대외충격 대응력이 강화됐다고 풀이했다.
금융 분야에서는 가계·기업 부채가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가계부채 증가와 조선 등 취약 업종 기업 대출로 은행 부문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했다고 했다. 2015년 위험가중자산대비 자기자본 비율은 11.7%로 OECD 최저 수준이지만 국제결제은행이 설정한 8% 보다는 높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와 은행 신용위험관리 강화계획 등은 이러한 위험 완화에 도움을 줬다고 판단했다.
한편 OECD는 한국 정부가 혁신에 중점을 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새로운 성장전략으로 추진하고 있어, 성공적으로 이행할 경우 생산성 향상과 고용 증대 등을 통해 향후 10년내 GDP가 3% 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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