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만에 돌려막기 인사 비판… 유정복 시장, 취임초부터 '유피아' 등 인사폐단 드러내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인천시가 신임 경제부시장에 현직 시장 비서실장을 임명해 전형적인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유정복 시장은 취임 초기 제식구 챙기기 인사로 일명 '유피아'(유정복측근+마피아 합성어) 논란이 일더니 최근엔 회전문 인사까지 보여주면서 인천시의 인사 난맥상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다.
인천시는 10일 경제부시장 채용 면접시험 결과 지원자 3명 중 조동암(61) 인천시장 비서실장을 부시장 합격자로 결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조 비서실장은 오는 24일 시의회 인사간담회를 거쳐 정식 임명된다.
그는 인천시 공보담당관, 문화관광체육국장, 인천유나이티드FC 대표이사,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차장 등을 거쳤다.
시는 조 실장이 40여년간 인천시 공무원으로 재직하면서 리더십과 능력을 인정받았다며 중앙정부 및 지역사회와의 소통이라는 정무적 기능 강화에 역점을 두고 발탁했다고 설명했다.
공직내부에서도 전임 두명의 경제부시장이 중앙관료 출신으로 지역사회와의 소통에 아쉬움이 있었던 반면 조 실장은 오랜기간 지역에서 공직생활을 하며 다양한 인맥을 형성, 경제부시장에 적임자라는 긍정적 평가가 있다.
그러나 시장 비서실장에 임명된 지 4개월도 안돼 부단체장에 임명된 것을 놓고 적절한 인사였는지 의문이라는 비판도 있다.
더욱이 조 실장은 지난해 12월 정년퇴직 한 후 한달여만에 시장 비서실장으로 복귀한 데 이어 이번에는 부시장으로 발탁돼 회전문 인사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직급도 4급 비서실장에서 일거에 1급 부시장으로 급상승해 전국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일각에선 이같은 인사에 대해 특정 인물을 자신의 오른팔격인 비서실장에 앉혔다가 다시 2인자격인 부단체장에 임명함으로써 유 시장 스스로 인물난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포 출신인 조 실장은 김포에서 군수·시장을 역임하고 3선 국회의원을 지낸 유 시장으로부터 각별한 신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유나이티드 대표이사로 파견근무 중이던 조 실장은 지난 2014년 유 시장이 취임한 후 3급인 안전행정국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후 단기간에 2급으로 승진,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차장을 지냈다.
퇴직 후에는 4급인 시장 비서실장에 발탁됐지만 '왕실장'으로 불리며 자의반 타의반 유 시장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다.
인천시 한 공무원은 "유 시장이 두번의 경제부시장 인사에 실패한 후 고육지책으로 조 실장을 등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 실장의 인품이나 업무능력을 따지기 앞서 특정 인사를 이 자리, 저 자리 옮겨가며 등용하는 것은 공직사회에 위화감을 줄 뿐더러, 유 시장의 인사원칙이 무엇인지 의문을 갖게 한다"고 꼬집었다.
유 시장의 인사시스템에 대한 비판 여론은 취임 초기 때부터 계속돼왔다.
인천시 산하 공공기관 대표 및 주요 직책에 학연(제물포고·연세대), 지역(김포출신), 새누리당 및 인수위원회 출신, 장관 및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등을 중심으로 한 코드·편중·보은 위주 인사를 해 빈축을 샀다.
최근 사임한 두명의 경제부시장 역시 유 시장 인맥의 일자리 만들어주기 인사였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인천시 인사 때마다 '김연제'(김포·연세대·제물포고 출신), '김성제(김포·성균관대·제물포고 출신), '유피아' 등의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시민단체인 인천평화복지연대는 경제부시장 인사를 비롯한 유 시장의 임기 상반기 인사가 제대로 된 인사 검증 시스템이 없거나 작동이 안돼 실패했다고 평가하고, 시민종합점검단을 구성해 샅샅이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비서실장의 경제부시장 임명은 전형적인 회전문 인사로, 유 시장이 지역사회 비판을 의식해 중앙관료 출신 등용에 부담을 느낀 결과"라며 "유 시장과 새누리당이 그만큼 지역사회와 소통을 못해 새로운 인물을 찾아내지 못한 방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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