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기자회견 열고 대한체육회 전향적 판단 요청… 박태환 "국가에 봉사할 기회 달라"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유정복 인천시장이 금지약물 복용으로 물의를 빚은 전 수영국가대표 박태환 선수 구하기에 나섰다.
유 시장은 2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태환에게 올림픽 출전 기회를 주자"며 대한체육회가 전향적 판단을 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태환 선수도 기자회견장에 참석해 올림픽 출전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유 시장은 "박태환 선수는 수영의 불모지였던 우리나라를 수영강국의 대열에 올려놓았던 국민적 영웅이었다"며 "금지약물 복용으로 국민들에게 실망과 상처를 줬지만 이미 국제수영연맹으로부터 처벌을 받았으며, 국내외 이와 유사한 이중 처벌 사례에서 규정을 변경해 올림픽 출전이 가능했던 선례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 시장은 "박태환 선수의 나이가 27세임을 감안하면 이번 리우 올림픽은 수영 선수로써 마지막 무대가 될 확률이 높다"며 "본인의 명예를 회복하고 국위를 선양할 수 있는 올림픽 출전 기회가 주어질 수 있도록 대한체육회가 전향적 판단을 해 주길 머리 숙여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유 시장은 2013~2014년 박태환이 인천시청 소속 선수로 활약했던 인연으로 이날 기자회견을 자청, 박태환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태환 선수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며 큰절을 올렸다.
박태환은 "저는 수영선수이기 때문에 수영장에서 성적이나 결과로 말씀드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많은 국민이 제가 수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국가에 봉사를 할 수 도록,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박태환은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 직전인 2014년 9월 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간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았다.
징계는 3월 2일 끝났지만 '징계 만료 후 3년간 국가대표가 될 수 없다'는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개정하지 않기로 대한체육회가 결정하면서 박태환의 올해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올림픽 출전 희망은 사라졌다.
박태환은 지난달 광주에서 열린 제88회 동아수영대회에 출전, 자유형 400m에서 올해 세계랭킹 4위 기록으로 우승하는 등 대회 4관왕에 오르며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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