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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끊임없이 새로운 질문을 만드는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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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포럼]끊임없이 새로운 질문을 만드는 과학 이강환 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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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는 138억년 전에 빅뱅으로 탄생하여 지금까지 팽창을 계속하고 있다. 너무나도 유명한 '빅뱅'이라는 이름 덕분에 적어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꽤 익숙한 사실이다. 우주가 팽창하는 속도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연구하던 과학자들은 우주의 팽창 속도가 과거의 어느 시점부터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우주를 가속 팽창시키는 원인이 되는 에너지를 '암흑에너지'라고 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끌어당기는 힘을 가지고 있는 '암흑물질'과는 반대로 암흑에너지는 밀어내는 힘을 가지고 있다. 우주 가속 팽창의 발견으로 우리는 암흑물질이라는 의문의 물질에 암흑에너지라는 새로운 의문을 하나 더 갖게 되었다. 우리 우주는 암흑물질이 약 27%, 암흑에너지가 약 68%를 차지하고 있으므로 우리가 우주에서 그나마 알고 있는 물질은 우주 전체의 약 5%밖에 되지 않는 것이다.

우주가 가속 팽창하고 있다는 것은 과거에 비해 현재의 우주 팽창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최근에는 현재의 우주 팽창 속도가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 있던 것보다 더 빠르다는 관측 결과가 발표되었다. 우주가 가속 팽창하는 정도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크다는 의미가 된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이 결과에 관심을 가지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는 이 관측 결과를 발표한 애덤 리스라는 사람 때문이다. 애덤 리스는 1998년 우주가 가속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발표한 팀의 일원이며, 그 결과로 201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사람이다.

애덤 리스의 팀은 새로운 관측 자료를 바탕으로 우리 우주가 현재 팽창하고 있는 속도가 지금까지 측정된 팽창속도보다 더 빠르다는 결과를 발표하였다. 재미있는 것은 지금까지 측정된 가장 정확한 우리 우주의 팽창 속도는 현재의 우주 팽창 속도를 직접 관측한 것이 아니라, 빅뱅으로 우주가 태어난 지 38만년 후에 나온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하여 이론적으로 계산한 결과라는 사실이다.


우주배경복사에 남겨진 흔적으로 우리 우주에 존재하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의 비율을 알아내고, 그것을 이용하여 현재 우주의 팽창 속도를 계산한 것이 지금까지 알려진 우주 팽창 속도의 가장 정확한 값이다. 과거의 흔적을 이용하여 현재의 값을 계산한 것이 지금 현재 우주가 팽창하고 있는 속도를 직접 관측하는 것보다 더 정확하다는 말이다. 그것은 현재의 우주 팽창 속도를 직접 관측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애덤 리스가 최근에 발표한 결과는 새로운 자료로 우주 팽창 속도를 측정해보니 우주배경복사로 계산한 현재의 우주 팽창 속도보다 우주가 더 빠르게 팽창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는 과거의 결과를 토대로 현재의 값을 계산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재의 값을 직접 측정한 것이므로 이런 경우에는 둘 중 하나가 틀렸을 가능성이 크다. 상식적으로는 현재의 값을 직접 측정한 것이 더 정확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과학자들은 만일 둘 중 하나가 틀렸다면 그것은 오히려 현재의 값을 직접 측정한 쪽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자료로 측정을 했다 하더라도 현재의 우주 팽창 속도를 직접 측정하는 것이 여전히 더 어렵고, 우주배경복사가 오히려 훨씬 더 정확하게 관측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만일 이번 결과를 발표한 애덤 리스의 연구팀의 관측이 잘못되지 않았다면 더 재미있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우주배경복사를 이용하여 현재 우주의 팽창 속도를 구한 것은 우리가 정체를 알지 못하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에 대한 적절한 가정에 기반한 것이다. 새로운 관측 결과가 옳다면 결국 그 가정이 잘못되었다는 결론에 이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 우주의 현재 모습을 그나마 이해하기 위해서 도입한 정체불명의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에 대한 가정마저도 잘못되었다면 우리는 도대체 우주를 얼마만큼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그런데 과학자들은 대체로 이미 존재하고 있는 의문을 해결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다시 등장하는 이런 새로운 의문에 환호를 보낸다. 과학의 본질은 끊임없이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강환 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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