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1골1도움 부진…국대경기 82번 출전, 피로·부상·여파로 스피드·체력 약화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기성용(27ㆍ스완지시티)은 더 이상 '만능열쇠'가 아니다. 그는 위기를 맞았다.
기성용은 이번 시즌에 경기에 자주 나가지 못했다. 2014~2015시즌 정규리그에서 서른 경기, 2690분을 뛰었지만 2015~2016시즌에는 스무 경기에서 1763분을 뛰었다. 시즌 종료까지 남은 두 경기를 풀타임 뛰어도 650분 이상 차이가 난다.
기성용은 스완지에서 독보적인 선수가 아니다. 스완지는 지난 2월 2일(한국시간) 퀸즈파크레인저스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레로이 페르(26)를 임대 영입해 주전 선수로 기용한다. 잭 코크(27)가 페르의 짝이 되어 좋은 활약을 한다. 기성용이 선발로 뛸 여지가 없다.
공격 포인트와 영향력도 줄었다. 기성용은 지난 시즌 여덟 골과 도움 한 개를 기록했지만 올 시즌에는 골과 도움 각각 한 개에 그치고 있다. 지역신문인 '사우스 웨일스 이브닝 포스트'는 "기성용의 올 시즌 경기력은 실망스럽다"고 보도했다.
장지현 SBS스포츠 해설위원(43)은 "기성용이 최근 경기력이 떨어졌고 선발 멤버들은 잘해주고 있다. 스완지도 강등권에서 벗어나 큰 변화를 주거나 모험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기성용은 지쳐 있다. 올해 스물일곱 살인 기성용이 노쇠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가장 좋을 때에 비하면 스피드와 순발력, 체력이 모두 떨어졌다. 지난 2월 3일(한국시간) 웨스트브로미치 알비온과의 리그 원정경기에서 뇌진탕을 당한 후유증도 있을 것이다.
기성용도 지난 3월 A매치 때 "요즘 경기를 뛰기가 힘들다. 내가 벤치에 사인을 줘서 교체해 달라고 할 때도 있다"고 했다.
기성용의 탈진은 혹사의 결과일지 모른다. 기성용은 국가대표 경기에 통산 여든두 번 출전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2)이 부임한 뒤 지난해 동아시안컵을 제외한 국가대표 경기에 모두 나갔다. 장거리 비행으로 인한 피로와 부상 위험이 늘 있다. 박지성(35)을 괴롭힌 문제다.
기성용의 지금 경기력으로는 좋은 팀으로 이적하기도 어렵다. 팀에 남아 새 감독이 부임하는 다음 시즌을 기대해야 한다. 기성용과 같은 세대인 이청용(28), 박주호(29) 등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의 위기는 곧 대표팀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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