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수원 삼성이 남들과는 다른 길을 택했다. 내용은 맞았지만 결과가 참 아쉬웠다.
수원은 30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6 8라운드 홈 경기, 슈퍼매치에서 FC서울과 1-1로 비겼다.
관전 포인트는 수원이 서울의 공격라인을 어떻게 막느냐였다. 2년 만에 슈퍼매치에 나서는 데얀과 수원을 만나면 강했던 아드리아노 봉쇄가 숙제였다.
수원 서정원 감독은 데얀-아드리아노 투톱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에 대한 대답으로 "끌려가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많은 팀들이 서울을 상대로 변칙을 썼다. 고민을 안할수는 없지만 상대의 공격진에 맞춰 끌려 가면 우리 것을 할 수 없게 되면 오히려 안 좋은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봤다"고 했다.
올 시즌 서울의 화력을 막기 위해 개막전 전북 현대를 시작으로 상주 상무 등이 포백 라인을 스리백으로 바꿔서 대응했다. 개막 전 K리그 팀들이 서울의 공격진을 막는 데 고민이 많았던 상황에서 전북이 스리백을 내세워 1-0으로 승리하자 이후 서울을 만나는 상대들은 이를 따랐다. 상주의 경우는 전반전에 스리백을 썼다가 오히려 밀렸다가 후반전에 본래 익숙한 포백으로 바꿔 치열한 공방전을 한 바도 있었다.
수원도 고민을 했지만 변화를 두지 않고 그대로 축구를 했다. 시즌 초반에 비해 점차 경기력이 올라오고 있는 흐름을 슈퍼매치란 이유로 끊을 수 없었다. 공격 2선을 중심으로 펼치는 올 시즌 수원의 강점을 앞세워 서울과 맞섰다.
저력을 보여줬다. 변칙을 쓰지 않고 포백을 그디래 돌고 나온 수원은 서울을 후반 중반까지 괴롭혔다. 결국 올 시즌 서울 공격의 핵이었던 데얀이 물러났다. 수비형 미드필더 오장은과 중앙 수비수들이 견고한 벽을 세워서 데얀의 효과를 줄였다. 공격이 답답하던 서울은 데얀을 빼고 박주영을 넣을 수밖에 없었다.
좋았던 흐름은 후반 14분에 한번의 침투 패스로 깨졌다. 서울 미드필더 다카하기 요지로가 원터치로 연결한 로빙패스에 수원의 수비가 무너졌다. 양상민이 아드리아노를 끝까지 방해해 봤지만 발 끝에 공이 걸리지 않으면서 아드리아노에게 1-1 동점을 허락했다. 순간 집중력이 아쉬웠다.
경기는 그대로 무승부로 끝이 났다. 수원의 변칙 거부는 효과를 봤지만 한 번의 실수로 빛이 바랬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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