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송 합의금 회계 미반영·상속세 회피 의혹 등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14일 코오롱그룹 본사가 있는 경기도 과천에 조사요원을 보내 회계장부 등 세무자료를 확보하고 본격적인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코오롱그룹의 지주사인 (주)코오롱과 주요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 2곳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그룹의 핵심 사업인 산업소재ㆍ화학ㆍ의류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 그룹 매출의 40~50%를 차지한다.
코오롱과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원래 코오롱의 한 회사였다가 2009년 지주회사 체제 전화에 맞춰 순수지주회사(코오롱)와 화학ㆍ산업자재 등 사업회사(코오롱인더스트리)로 분할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웅열 회장의 장남 규호씨가 상무보를 맡아 4세 경영자로서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곳이다.
이번 조사는 '국세청의 중수부'로 불리는 서울청 조사4국이 맡고 있다. 서울청 조사4국은 세금 탈루 혐의가 큰 기업 등에 대한 기획ㆍ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조직이다.
업계에선 코오롱이 지난해 듀폰과 6년과 끌어온 소송을 마무리하면서 부담하게된 합의금과 벌금 3억6000만달러(약 4000억원)를 회계상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첩보가 국세청에 접수돼 세무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11월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의 타계 이후 이 명예회장이 보유했던 지분이 이웅열 코오롱 회장 등 자녀들에게 상속되는 과정에서 상속세가 제대로 신고 됐는지에 대한 조사도 함께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사가 정기 세무조사와 달리 사전 통보없이 전격적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회사 관계자들은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현재 세무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세무조사)어떤 배경인지는 우리도 알 수 없다"고 전했다. 코오롱은 2013년 초 국세청으로부터 세무조사를 받고 수백억원의 추징금을 부과 받은 바 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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