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기자간담회
1분기 이어 확장적 재정 이어갈 듯
"공기업 활용 재정보강도 검토"
경기 하방리스크 우려…추경 "고려하지 않아"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기 하방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2분기 재정 집행 목표를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1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100일을 기념해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거시 정책 기조를 경기 상황에 맞게 신축적으로 운영하고 정책 내용도 산업개혁과 일자리 창출을 뒷받침하는 방향으로 재구성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1분기 재정 조기집행을 통해 목표대비 14조원을 초과 달성했는데 목표만큼 경제에 영향이 있는냐 점검하겠다"며 "공기업을 활용한 하반기 재정보강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발언은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확장적 재정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취지로, 최근 경기 상황이 예상만큼 호전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 부총리는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경제전망을 하향조정을 했는데 1분기 설비투자 부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며 "IMF는 세계 성장전망도 낮췄는데 그 것과 동조해 낮춘 것으로 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유 부총리는 "IMF 전망치를 보면 앞으로 경기 하방 리스크가 확대된다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된다"며 "그게 급격한 병동이라 판단하지 않겠지만 국제기구가 얘기하는데 대애서 신중하게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2일 IMF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2%에서 2.7%로 하향조정했다.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1월에 제시한 3.4%에서 3.2%로 0.2%포인트 낮췄다.
유 부총리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 IMF·세계은행 연차총회에서 많은 나라들이 재정역할 확대에 대해서 컨센서스(동의)가 있었다"면서도 "우리 경제에 심각한 하방요인이 있다면 추경 뿐만 아니라 다른 어떤 수단도 동원해야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까진 예상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구조조정 속도감 있게…날짜 못 박을 순 없어"
총선 경제공약 "수용할 수 있는 것 수용"
최근 논란이 된 공급과잉 업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속도감 있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속도감이 있다고 해서 상반기에 끝내겠다, 연말가지 끝내겠다는 식으로 구조조정을 날짜를 못을 박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유 부총리는 G20 재무장관회의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해운사 구조조정이 예정대로 되지 않으면 정부가 액션(행동)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제일 걱정되는 회사가 현대상선"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발언에 대해 유 부총리는 "작년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선정하고 세부적인 계획도 발표됐고 그에 따라서 진행이 되고 있다"며 "구조조정을 추진하다 보면 지지부진해질 수 있다는 차원에서 그렇게 할 수는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 부총리는 "국민경제적 영향이 큰 업종은 상반기 관계부처 협의체를 만들어 부실기업은 기업구조조정촉진법으로, 정상기업도 기업활력제고법을 통해서 구조조정을 속도감있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에 대해서는 "(한은이) 하방리스크에 대해서 중요하게 느낀게 아닌가라는 느낌이 왔다"고 했다.
한은과 정책공조에 대해서 유 부총리는 "통화정책은 한은 독립적 정책으로 관여를 하지 못한다"면서 "경기상황 인식을 공유하는 채널이 여럿이 있어 실무레벨까지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면 결과적으로 (표현이 맞을지 모르지만) 정책공조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판 양적완화' 등 20대 총선 선거기간에 등장했던 경제공약과 관련해서 유 부총리는 "적극적으로 검토를 해서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여소야대'의 20대 국회와는 소통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책기조를 크게 보면 구조개혁을 통해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만든다는 것에 대해서는 여야의 의견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행정부와 다른 입장이 있을 수 있고 그런 부분에서 논의, 토론, 소통하는 자리 만들어서 좀 더 소통을 하겠다"고 밝혔다.
내년 예산에 대해서는 "신산업투자, 구조조정, 일자리창출에 방점을 둔 예산 편성을 하겠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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