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2억명·스마트폰 보급률 30% '기회의 땅'
삼성·LG·애플 등 보급형폰 시장 점유율 확보 안간힘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전자, LG전자,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인도의 150달러 이하 초저가폰 시장을 노리고 적극적인 움직임에 나섰다. 인구 수가 12억명을 넘어서는 인도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30% 수준으로, 150달러 이하 스마트폰 거래량이 80%에 달한다. 이 때문에 글로벌 제조사들은 이 시장을 점유율을 늘릴 수 있는 '기회의 땅'으로 평가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세 번째 타이젠폰 '삼성 Z2'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SM-Z220F'라는 모델명의 삼성 Z2를 올해 안에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첫 번째 타이젠 스마트폰인 Z1을 인도 시장에 출시해 좋은 성적을 냈다. 제품 가격을 9만원대로 책정해 초저가 포지셔닝을 한 데다, 음악 콘텐츠 등 현지 특화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인 점이 주효했다. 삼성전자는 Z1의 출시 국가를 네팔, 방글라데시 등으로 확대하는 한편 지난해 10월에는 두 번째 타이젠 스마트폰인 Z3를 인도 등에 출시했다.
삼성전자 타이젠 스마트폰은 지난해 300만대가 판매되며 인도 등 신흥 시장에서 적지 않은 인기를 누렸다. 삼성전자는 초저가 Z 시리즈와 중저가 갤럭시 J 시리즈의 흥행에 힘입어 지난 2월 기준 인도 시장 점유율 30%를 회복했다(카운터포인트 집계). Z2는 4G LTE를 지원하는 등 전작 대비 성능이 개선될 전망이다. 이미 출시된 Z1과 Z3는 3G 전용으로, LTE를 지원하지 않았다.
LG전자는 오는 14일(현지시간) 인도 뉴델리에서 4G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 행사 '메이크 인 인디아, 트루 4G'를 연고 현지 특화된 저가형 4G 스마트폰을 공개한다. 이날 공개되는 제품은 현지 생산돼 가격 경쟁력을 높인 LG전자 보급형폰 K 시리즈 혹은 X 시리즈가 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삼성 Z 시리즈와 같은 저가폰을 현지에서 생산해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최근 인도 우타르 프라데시주 노이다의 스마트폰 제조업체 GDN엔터프라이즈와 공장 사용 및 스마트폰 생산에 관한 계약을 체결했다. LG전자는 현재 이곳에서 2종류의 스마트폰 시제품 생산 중이다.
LG전자가 현지 생산에 나선 것은 인도가 스마트폰 완제품에 13.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현지 생산을 통해 삼성전자를 비롯, 인도 현지 제조사들과도 경쟁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는 방침이다.
애플은 지난 9일(현지시간) 인도에서 보급형 아이폰 '아이폰SE'를 출시했다. 그러나 최저 399달러에 달하는 아이폰SE는 이 시장에서 중고가 포지셔닝이 돼 있다는 점을 감안, 인도 직영 매장을 통한 중고 아이폰 점유율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17년 인도의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은 1억7400만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본토 제조사가 잡고 있는 중국 대비 경쟁력이 있는 시장"이라며 "스마트폰 보급률도 30% 수준에 불과해 글로벌 제조사들이 특히 공들이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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