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쁨의 '색수어필(色手語筆)'
[아시아경제 이기쁨 기자]포르노 영화의 전설인 <목구멍 깊숙이(Deep Throat)>가 개봉된 것은 1972년이다. 외설 논란을 겪은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말론 브랜도와 마리아 슈나이더가 벌이던 오묘한 ‘짐승 신’을 기억하는가)가 나온 것이 그 이듬해이니, 이 무렵의 기운 같은 것이 느껴진다.
<목구멍 깊숙이>는 제럴드 다미아노가 감독하고 린다 러브레이스가 주연을 맡았다. 다미아노는 <섹스 USA>라는 영화에 조연으로 린다를 썼는데, 오럴의 내공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발견한다. 이 감독은 오로지 린다를 위한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하는데, 그것이 <목구멍 깊숙이>다.
필자는 불행하게도 이 영화를 보지 못하고 2005년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인기를 끌었던 <인사이드 딥 스로트>를 보았다. <목구멍 깊숙이>를 회고하고 그 신드롬을 분석하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성감대가 성기가 아닌 목구멍에 있어 어쩔 수 없이 오럴섹스에 탐닉하는 여인의 이야기를 다룬 <목구멍 깊숙이>의 시나리오가 나온 뒤 마피아 출신 동업자가 린다가 가슴이 작다는 이유로 주연 기용에 반대했다.
감독은 동업자에게 “린다만이 구역질하지 않고 그 부분 전체를 목구멍으로 넣을 수 있는 신기(神技)를 지녔다”고 설득한다. 마피아는 영화 촬영 내내 '관련 서비스'를 받는 조건으로 린다의 기용을 양해했다.
그 해 6월 뉴욕 49번가 뉴월드극장에서 영화가 개봉되자 사내들이 해일처럼 밀어닥쳤다. 뉴월드극장 한 곳에서 벌어들인 수익이 130만 달러였고, 1980년 미 연방수사국(FBI)이 추산한 영화의 전체 수익은 6억 달러를 넘었다고 한다. 프랭크 시내트라·워런 비티·보드 우드워드 등도 뉴월드를 찾았으며, 린다는 <자니 카슨쇼>에 게스트로 초대받았다.
이 영화는 시트콤의 단골 소재가 됐으며 사람들의 화제에서 빠지지 않았기에 <목구멍 깊숙이>는 미국의 국민영화가 되었다. 이 영화는 ’린다가 연기를 위해 일부러 그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것을 좋아해서 하는 듯한 느낌‘이 영화를 폭발시킨 한 원인이라고 분석하는 이도 있다.
한편 ’주인공 여인이 아무런 이유 없이 오럴섹스를 벌이는 것이 아니라, 성감대가 바로 거기에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 행위를 한다‘는 내용을 설명하며 법적 잣대를 피해가려 했지만, 판사 조엘 타일러는 뉴월드극장에 300만 달러의 벌금형을 선고한다. 그는 이렇게 일갈했다.
“인간으로서의 성 역할을 전혀 이해하지 않고 아무런 애정도 부끄러움도 없는 영화다.”
뉴월드극장주인 보브 섬너는 극장 입구에 이런 간판을 달았다.
“판사가 목구멍을 잘라버렸다. 전 세계가 슬픔에 잠겼다.”
이기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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