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AA 1번 시드 우승후보 4강 좌절
7년째 예언 불발…펠레 저주도 무색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오바마의 저주' 앞에서는 '펠레의 저주'가 무색할 지경이다. 미국대학프로스포츠협회(NCAA) 남자농구 토너먼트, 흔히 '3월의 광란'이라고 부르는 대회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55)의 입에 오른 팀은 횡액을 면키 어렵다.
오바마의 저주는 지난 27일(한국시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열린 남부지구 결승에서 캔자스대가 빌라노바대에 59-64로 져 4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새삼 위력을 확인했다. 캔자스대는 올해 토너먼트에 참가한 68개 팀(예선 플레이오프 포함) 중 전체 1번 시드를 받은 우승후보였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첫 해인 지난 2009년 노스캐롤라이나대의 우승을 예언해 주목받았다. 그러나 한 번 뿐이었다. 이후 올해까지 7년 연속 헛손질을 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우승 후보로 지목한 팀이 번번이 탈락하자 그의 저주가 농구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올해로 임기를 마치는 오바마 대통령은 우승팀 알아맞히기 적중률 12.5%를 유산으로 남겼다.
'재수 없는 예언'의 대명사, 펠레의 저주는 펠레가 이긴다는 팀은 지고,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고 예상한 팀은 부진하며 최고의 선수라고 꼽으면 다치거나 부진한 축구계 최악의 징크스다.
저주는 50년 전에 시작되었다. 펠레는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우승을 예상했다. 결과는 조별리그 탈락. 1974년 서독 대회에서 아르헨티나, 1986년 멕시코 대회에서 이탈리아와 프랑스, 잉글랜드 등 그가 꼽은 우승후보가 줄줄이 탈락하며 저주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에서는 나이지리아의 결승 진출을 예상했지만 역시 헛방.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는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었는지 개최국 브라질과 독일, 스페인 등 여러 나라를 마구 찍어 그나마 망신을 면했다. 독일이 우승했으므로.
펠레의 저주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제프 블라터 전 회장도 피해가지 않았다. 그는 블라터 전 회장이 부패 스캔들로 비난받던 지난해 6월 2일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FIFA에는 경험이 풍부한 인사가 필요하다"며 블라터 전 회장을 높이 평가했다. 블라터 전 회장은 이튿날 사임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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