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스타트업(Start-up·신생 벤처기업)처럼 열린 문화를 만들기 위해 조직문화 혁신을 선포했다.
덩치가 큰 조직이지만, 스타트업처럼 빠른 의사결정과 열린 소통을 지향해 글로벌 기업에 걸맞은 의식과 문화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시대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관행도 과감히 떨쳐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4일 오후 수원 디지털시티에 있는 디지털연구소(R4)에서 CE(소비자가전)부문 윤부근 대표, IM(IT·모바일)부문 신종균 대표, 경영지원실 이상훈 사장을 비롯해 주요 사업부장, 임직원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선포식'을 가졌다.
삼성전자는 이날 ▲수평적 조직문화 구축 ▲업무생산성 제고 ▲자발적 몰입 강화 등 '3대 컬처혁신 전략'을 발표하고, 임직원들의 의식과 일하는 문화를 혁신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직급 단순화 ▲수평적 호칭 ▲선발형 승격 ▲성과형 보상의 4가지 방향을 골자로 하는 '글로벌 인사혁신 로드맵'도 수립한다. 로드맵은 6월중에 임직원을 대상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3대 컬처혁신 전략' 중 첫 번째인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삼성전자의 모든 임원들은 권위주의 문화 타파를 선언한다. 선언문에 직접 서명도 하게 된다.
또 직급 체계를 단순화하고 직무와 역할 중심으로 인사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
임직원들의 집단지성 플랫폼 모자이크(MOSAIC)에서는 CFO와 사업부장이 참여하는 토론회도 활성화 해 수평적 소통을 확대하기로 했다. 모자이크는 이번에 삼성이 조직문화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방향을 수립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7월 모자이크에서는 '글로벌 인사제도 혁신'을 주제로 온라인 대토론회를 실시하기도 했다. 총 2만6000여명의 임직원이 참여했으며, 1200여건의 제안과 댓글이 쏟아졌다.
업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비효율적인 회의와 보고문화도 개선하기로 했다.
회의 유형을 조사해 불필요한 회의의 절반을 통합하거나 축소하고, ▲동시 보고 ▲실무 보고 ▲심플 보고 등 ‘스피드 보고의 3대 원칙’도 이행해 나가기로 했다.
임직원들의 승부근성(Winning Spirit)을 강화하기 위해 모든 사원을 대상으로 의식교육도 실시한다.
마지막으로,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의 자발적 몰입을 강화하기 위해 장시간 근무하는 문화를 개선하고, 계획형 휴가 문화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습관적· 눈치성 평일 잔업이나 주말 특근을 줄이고, 가족사랑 휴가나 자기계발 휴가 같은 다양한 휴가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이날 경영진과 협의회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기도 했다. TF는 '스타트업 삼성'을 만들기 위한 세부전략을 이행할 방침이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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