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2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발생한 동시 다발 테러로 인해 벨기에 정부의 테러 대응 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주 체포된 파리 테러 주범인 살라 압데슬람의 체포과정에서 벨기에 정부의 무능함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도주한 지 넉 달 만에 그가 잡힌 곳은 집에서 불과 몇 미터 떨어지지 않은 장소였다. 또 압데슬람의 경찰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추가 테러 정황에 대해서도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FT는 벨기에가 오랜 시간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경험했음에도 불구, 테러 대처 능력에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2001년 벨기에 몰렌베이크에서는 알 카에다의 일원이었던 반(反)탈레반 부족 연합체 '북부동맹'을 이끌었던 아흐마드 샤 마수드가 암살당했다. 최근에는 2014년 벨기에 앤트워프에서 무슬림들이 만든 급진 조직 '벨기에를 위한 샤리아(Sharia4Belgium)'의 조직원 46명이 지하디스트를 모집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벨기에 정부는 지난해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바 있다. 당시 벨기에 정부는 4억유로 추가로 투입해 정보기관을 강화하고 극단주의자를 색출하는 등 테러 방지를 위한 노력에 힘쓸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벨기에의 한 보안책임자는 여전히 테러 관련 법 집행기관과 각 부서별 간의 협력이 관료주의에 의해 제한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알렉산더 리츠맨 보안 전문가는 벨기에가 관련 예산을 증액하는 한편 유럽 각국과의 공동 대응에 긴밀히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아직까지 유럽 국가들의 협력 노력이 부족하다"며 "지금 당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유럽 각국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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