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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의 유혹]정부 "계획없다"에도 끊임없는 '추경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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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새해 시작하자마자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1분기 끝 무렵인 지금까지 이 같은 주장은 조금씩 확장해왔다. 경제수장인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관되게 "아직 추경 계획은 없다"고 선을 긋는다. 하지만, 2분기에 접어들어서는 뉘앙스가 확 바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향후 경기 상황에 따라 언제든 정부가 추경 카드를 꺼내들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1분기 경제상황이 지표로 나타나는 5월 이후에 고민할 문제"라며 유보적이다. 향후 경기가 악화돼 추경 편성이 불가피해지더라도 편성된 예산을 어디에 투입할 지도 관건이다. 이와 함께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재정건전성 악화, 추경 효과 논란 등 부작용 때문에 기재부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1분기 경제지표를 보라"= 19일 기재부에 따르면 이달 초 발표된 '1월 산업활동동향'에서 1월 전산업생산은 전월에 비해 1.2% 감소했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10.1%), 자동차(-3.6%) 등 부진 여파로 전월보다 1.8% 줄었다. 서비스업생산도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3.5%), 예술·스포츠·여가(-7.7%) 등 감소로 전월대비 0.9% 위축됐다.


생산뿐만 아니라 소비와 투자도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1월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13.9%) 판매가 줄어 전월에 비해 1.4% 감소했고, 설비투자도 특수산업용기계(-7.8%), 자동차(-17.4%) 등의 투자부진으로 전월보다 6.0% 줄었다.

1월 경제지표가 크게 부진한 데에는 지난해 하반기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실시 등으로 올해초 소비를 앞당긴 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출이 지난해보다 더욱 줄어들면서 생산, 투자를 위축시켰고, 조선·철강·유화·해운 등 주력 업종들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산업 전반의 활기가 크게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내수·수출이 함께 장기간 부진하면서 강력한 구조개혁을 통한 중장기 경쟁력 확보와 함께 단기적인 재정지출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정부는 소비절벽을 막고 경기흐름이 이어질 수 있도록 1분기에 재정을 최대한 조기집행하고 있다. 기재부는 1분기 재정·정책금융 집행규모를 21조원 늘리고, 승용차 개별소비세도 6월말까지 다시 인하했다. 이와 함께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경기회복에 대한 긍정적 신호가 있다는 점도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1분기에 소비절벽 등 단기적인 리스크가 몰려 이에 대응한 경기보완대책을 내놓은 것"이라며 "앞으로 경기흐름에 따라 적절하게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기재부가 1분기에 초단기 경기부양책을 내놓았음에도 불구 생산, 소비, 투자 전반에서 회복의 기미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가 문제다. 기재부가 1분기 경기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럴 경우 보다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아야 한다.


◆"추경, 과거처럼 하진 않겠다"= 경기부양을 위한 통화정책으로는 한국은행이 통화정책의 일환으로 금리를 낮추거나 지급준비율을 인하하는 방안 등이 있다. 이와 별개로 재정당국인 기재부가 펼칠 수 있는 정책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추경 편성이다. 대표적이지만 가장 마지막 수단이기도 하다. 국채를 발행해서 추경 자금을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재정건전성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이 때문에 국가재정법을 통해 추경 편성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경제전문가들은 "4월13일 총선 이후에는 추경 필요성이 대두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정치에 쏠렸던 국민적 관심이 다시 경제로 돌아오고, 1분기 경기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신속하게 추경 편성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미 2월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했고, 3월에도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기업 구조조정은 제대로 시작도 못한 상황이다. 기업의 생산과 투자가 반등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1분기는 물론 2분기에도 우리 경제가 스스로 경기회복의 모멘텀을 마련하기에는 벅찬 상황이다. 여기에 대외적 불안요인이 가중된다면 근근이 이어온 경기흐름을 놓칠 수도 있다.


추경을 하게 된다면, 어디에 예산을 투입할 것이냐도 논란거리다. 과거처럼 일자리 창출 명목으로 공공근로를 늘리는 데 예산을 투입하거나 서민지원 명목으로 돈을 뿌리는 방식으로는 추경효과를 제대로 낼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이런 이전지출, 소비지출은 재정 투입에 따른 효과를 보여주는 재정승수도 높지 않다. 오히려 기업이나 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예산을 많이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 추경을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추경을 하게 된다면 과거 방식을 다시 한 번 꼼꼼하게 살펴보고 보다 효율적인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며 "단순히 돈을 풀어서는 효과는 보지 못하고 재정건전성에 부담만 늘리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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