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국내 프로야구에 첫 선을 보인 고척 스카이돔. 기대만큼 경기장 안팎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다.
국내 첫 돔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에서 15일 넥센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가 시범경기(6-4 SK 승)를 했다. 평일 오후 1시임에도 올해 시범경기 주중 최다관중인 3541명이 경기장을 찾아 새 출발하는 야구장에 큰 관심을 보였다.
경기장 관리 주체인 서울시와 시설관리공단도 이날 첫 시범경기에 맞춰 시설을 개·보수했다고 밝혔다. 내야 쪽에 서른한 개 좌석이 연결돼 이동이 불편하다는 지적에 따라 좌석 중간에 통로를 만들어 문제를 해결했다. 경사가 가파른 4층 관람석은 계단 끝부분 난간 높이를 1.2m에서 1.5m로 높이고 계단 양 옆에 높이 90㎝짜리 난간을 세웠다. 내야석 관중들의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세로창살 난간은 가로방식 와이어로 바꿨다.
그러나 지붕 덮인 경기장이 익숙지 않은지 선수들의 실수가 속출했다. 특히 외야수 쪽 뜬공을 처리하기가 어려워 보였다. 2회말 넥센 공격에서 김하성이 좌중간 펜스를 향하는 큼직한 타구를 때렸으나 이를 따라가던 SK 좌익수 이명기가 낙하지점을 놓쳐 공이 글러브를 맞고 그라운드에 튀면서 3루타가 나왔다. 5회초에는 SK 최정의 뜬공을 처리하던 넥센 좌익수 고종욱이 머뭇거리다 겨우 잡았다. 6회초에는 SK 이재원이 친 외야 플라이를 넥센 중견수 임병욱이 잡으려다 놓쳐 3루타를 허용했다.
이명기는 "일반 구장처럼 타격하는 순간 따라갔는데 고개를 드니 공이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SK 중견수 김강민도 "수비에 어려움이 있다. 외야에 공이 뜨면 착시 현상이 일어난다"고 했다.
고척돔 천장은 자연채광이 가능하도록 반투명 지붕을 씌우고, 흰색 천과 철제 구조물로 마감했다. 야간 경기는 천장이 어두워져 공을 구분하기가 비교적 쉽지만, 낮 경기는 공 색깔과 비슷한 천장 때문에 수비가 까다롭다. 고종욱은 "훈련할 때도 뜬 공을 처리하기 쉽지 않았는데 흰색 천막 때문에 헷갈린다. 밤 경기도 해봐야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관람객들의 만족도도 크지 않았다. 인천에서 온 넥센의 한 팬은 "그라운드와 가까운 1루와 3루쪽에서는 홈 플레이트 쪽을 바로 보기 어려워 관중들이 고개를 좌우로 돌리고 앉아야 한다. 측면부 1층 좌석은 경기장을 내려다보는 높이가 낮고, 그물에 시야가 가려 경기를 보기 불편하다"고 했다.
주차 문제도 해결할 과제다. 서울시는 "고척돔에 일반 주차를 할 수 없으므로 부득이하게 차량을 가지고 오는 시민은 인근 민영주차장을 이용하라"고 당부했다. 부근에 지하철 1호선 구일역이 있지만 경기장과 가까운 서쪽 출입구는 아직 완공되지 않았다. 팬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도 수월하지 않고, 체증도 상당하다. 적정 주차비에 대한 공지도 없어 시즌이 개막하면 인근 주차비가 크게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김현민 사진기자 kimhyun8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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