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청라역 수도권 환승할인, 운서역부터는 독립운임 구간…영종주민들 "운임체계 개선해야"
[아시아경제 박혜숙 기자] 서울역에서 인천국제공항 간 58㎞를 잇는 공항철도. 11개 역을 오가는 공항철도이지만 일부 구간은 요금이 2배 가량 차이가 난다.
서울역~청라역은 요금이 1850원. 하지만 청라역 다음 역인 운서역까지 가면 요금이 3250원으로 뛴다. 이 두 역 사이의 거리가 14㎞인 점을 감안하더라도 1400원의 요금 차이는 큰 편이다.
이처럼 공항철도 요금이 차이가 나는 데는 수도권통합요금제와 독립요금제로 운임체계가 이원화돼 있기 때문이다.
서울역~청라역은 수도권 구간(환승할인 적용)으로 정해 10㎞까지 기본요금 1250원, 초과 5㎞마다 추가요금 100원을 받고 있다. 반면 청라역~인천공항역은 독립운임 구간으로 10㎞까지 기본요금 900원, 초과 1㎞마다 130원의 추가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운서역 이후 구간을 가는 인천 영종·용유도 등지의 주민들은 요금을 배 가까이 내고 있다며 공항철도 운임체계를 바로잡아 줄 것을 인천시와 국토부에 요구하고 있다.
주민들은 출퇴근, 통학, 업무 등을 위해 공항철도를 주로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경제적 부담이 크다며 최소한 운서역까지는 수도권 구간으로 조정해 환승할인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정헌 인천시의원(새누리·중구2)은 "전체 영종도 주민(6만3000명)의 8%인 5000여 명 정도가 매일 공항철도를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한다"며 "서울역까지 이동하는 청라 주민보다 연간 67만2000원을 더 부담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영종도 주민들은 지난달부터 서명운동 돌입과 함께 대규모 집회를 계획중에 있다. 시의회도 최근 국토부에 '공항철도 환승 할인을 운서역까지 확대해 달라'는 성명서를 전달하는 등 주민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하지만 운서역까지 환승할인을 적용하려면 연간 100억~150억원의 재정보조금이 추가 투입돼야하는 문제로 국토부와 인천시가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
국토부는 민간투자사업(BOT)으로 건설한 공항철도에 이미 연간 재정 보조금 3000억여원을 투입하고 있다며 추가 예산 부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국토부는 또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특정 지역 주민의 교통운임을 지원하기는 어렵다며 인천시에 공항철도 요금을 검토할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인천시는 수도권환승요금제 보조 예산이 지난해에만 510억원에 달했다며 해당 구간 환승요금제 예산까지 시에서 보조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공항철도가 비용보전방식으로 전환돼 국토부가 공항철도에 지원할 액수도 줄었다"며 "앞으로 공항철도 이용객이 늘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만큼 국토부가 영종지역 환승할인을 적극 검토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인천공항철도 노선은 인천공항~공항화물청사~운서~청라국제도시~검암~계양~김포공항~디지털미디어시티~홍대입구~공덕~서울역이다.
박혜숙 기자 hsp066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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