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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PL 경제학]틀면 나오는 안마의자·착즙기…몸값 치솟지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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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리가 손에 들었던 초콜릿, 매출 쑥쑥
뜬금포 광고에 시청자 원성 사기도…억대 비용 떠넘기기 우려
그러나 가격대비 효과 확실…여전히 성행할 듯

[PPL 경제학]틀면 나오는 안마의자·착즙기…몸값 치솟지만…(종합) MBC드라마 '엄마'에 등장한 형지 PP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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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지난해 9월부터 MBC에서 방영한 '내 딸, 금사월'은 평균 시청률 30%를 웃돌면서 숱한 화제 속에 종영했다. 제작진은 김장철을 앞두고 김치 냉장고가 돋보이는 장면을 넣었다. 배우 전인화는 김치 냉장고를 조작해 세밀한 김치 숙성 정도를 맞췄다. 그는 "며칠 두고 잘 익으면 어머니 입맛에 잘 맞으실 거에요"라며 김치 냉장고의 기능성을 강조했다. 손창민도 "벌써 다 끝난 거야? 땅 파서 항아리 좀 묻고. 오랜만에 일 좀 하려고 했더니, 일이 왜 이렇게 없어?"라며 김치 냉장고가 있어 좋은 점을 친절하게 설명했다.

인기 드라마에서 극의 흐름과 상관없는 장면들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주인공들이 착즙기를 꺼내어 주스를 만들어 먹는다거나, 어울리지 않는 대형 안마기가 방 한켠에 떡하니 자리하고 있는다거나. 특정 브랜드의 휴대폰이 필요 이상으로 오래 클로즈 업 되기도 하고, 등장인물들이 작동방법을 친절히(?) 설명해주기도 한다.


이제 시청자들도 이 부조화의 정체를 알고있다. 바로 간접광고(PPL)이다. 광고보다 자연스럽게 대중에게 접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효과적으로 제품의 특징을 설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나친 PPL이 극의 흐름을 방해해 역효과가 나는 경우가 있다.

[PPL 경제학]틀면 나오는 안마의자·착즙기…몸값 치솟지만…(종합) '응답하라 1988' 성덕선 역으로 열연중인 혜리 / 사진=응답하라 1988 혜리가 출연한 가나 초콜릿 광고 캡처

◆혜리가 손에 들었던 초콜릿, 매출 쑥쑥 = 업계는 아직까지 그 순기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가장 수혜를 받은 곳은 롯데제과였다.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화제를 모으면서 이 드라마에 간접광고했던 롯데제과 제품 매출이 크게 올랐다.


당시 노출 제품은 가나초콜릿을 비롯해 치토스, 스카치캔디, 빠다코코낫, 꼬깔콘, 마가렛트, 칸쵸, 스피아민트, 쥬시후레쉬 등 모두 9종이었다. 이들 제품은 드라마가 첫 방송된 지난해 11월 6일을 기준으로 전후 각각 6주간씩의 매출액을 비교한 결과, 방송 후 실적이 방송 전에 비해 평균 12% 이상 신장했다. 특히 가나초콜릿의 경우 방송 후 6주간 매출이 방송전 6주간에 비해 주간 평균 실적이 20% 이상 증가했다. 또 치토스 스낵은 24%, 스카치캔디는 18%, 빠다코코낫 11% 등 간접광고에 참여한 대부분 제품의 매출이 올랐다.


이렇다보니 업체들은 간접광고를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비용은 최대 '억' 단위를 오가지만 드라마가 소위 '대박'을 치는 경우 신생 브랜드들은 즉각적인 효과를 보기 때문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


망고식스가 대표적인 간접광고의 수혜자였다. 디저트카페 망고식스는 2012년 장동건ㆍ김하늘 주연의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에 매장과 음료 이름을 그대로 노출시키는 조건으로 회당 최소 1000만원을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20부작 드라마라면 2억원이 든 셈이다. 최근에는 드라마의 제작지원 문구 노출에만 8000만∼1억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비용부담에도 간접광고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의 '2015년 방송통신광고비 조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방송광고 매출 4조4076억원 중 협찬·간접광고는 7185억원으로 전년대비 11.1% 증가했다. 특히 지상파 간접광고는 413억원에서 453억원으로 늘었으며 지상파 광고 매출 중 협찬·간접광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16.8%에서 18.1%로 늘었다. 협찬·간접광고 등의 효과에 대해 기대가 커지면서 광고주들의 비용 집행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뜬금포 광고에 시청자 원성 사기도…억대 비용 떠넘기기 우려= 드라마의 완성도가 점점 높아지면서 제작비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드라마 방영 전후로 붙는 광고만으로 제작비를 충당할 수 없어지면서 PPL에 기대야 하기 때문이다. 드라마 간접광고 비용은 1억~3억원 수준이다. 시청자들에게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제공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방송국과 제작진은 이야기한다. 하지만 완성도를 높이려고 PPL을 넣는다고 하지만 정작 시청자들은 PPL 탓에 이야기에 몰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웰메이드 드라마로 인기를 얻은 tvN 드라마 '시그널'도 과도한 PPL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극 중 형사로 출연하는 김혜수가 화장하는 장면을 지나치게 자세히 묘사하고 있다. 샌드위치를 먹는 장면에서도 복잡한 주문 과정을 일일이 보여줘 빈축을 사기도 했다.


최근에는 제품이나 브랜드를 노출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드라마 내용에 회사와 브랜드 가치 등을 녹여내거나 드라마 흐름을 좌우하는 매개체로 나오는 등의 방식으로 PPL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PPL에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패션그룹형지다. 형지는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의 '엄마'와 '내딸, 금사월'에 연달아 제작지원을 했다. '엄마'에는 크로커다일레이디와 와일드로즈가, '내딸 금사월'에는 '샤트렌'과 '에스콰이아' 등이 노출된다. '최병오 형지 회장은 실제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잦은 브랜드 노출에 피로감을 느낀 시청자들은 게시판을 통해 항의하기도 했다.


억대 PPL 비용을 가맹점에 전가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쌀국수 프랜차이즈인 P업체는 간접광고 비용을 가맹점에 떠넘겼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다. 2012년 한 드라마에 간접광고를 하면서 광고비 2억800만원 중 7020만원을 95개 가맹점에 부담시킨 것. 가맹점당 10만~200만원씩의 간접광고 분담비를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가맹사업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간접광고와 같은 광고같지 않은 광고가 점차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방송과 같은 전통매체에서 간접광고가 인기를 끌었다면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등에서는 해당 플랫폼에 콘텐츠와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네이티브 광고'가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너무 상업성을 앞세워 콘텐츠의 흐름을 방해하는 과도한 광고의 난립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너무 뜬금없이 브랜드가 노출되면 광고 효과가 콘텐츠 자체의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가 동반 하락할 수 있다"며 "제작 단계부터 콘텐츠 제작자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광고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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