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딜락챔피언십서 올 시즌 첫 격돌, 한국은 안병훈과 김경태 '출사표'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빅 3'가 올 시즌 처음 다 모였다.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미국)와 2위 제이슨 데이(호주),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3일 밤(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트럼프내셔널도랄 블루몬스터TPC(파72ㆍ7543야드)에서 개막하는 캐딜락챔피언십(총상금 950만 달러)에 총출동한다. '넘버 1 경쟁'의 판도를 가늠할 수 있는 호기다. 우승상금이 무려 162만 달러(20억원), 그야말로 '로또 전쟁'이다.
이 대회가 바로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2015/2016시즌 두번째 무대다. 미국과 유럽 등 세계 7대투어가 연합한 국제프로골프투어연맹이 축구의 월드컵을 '롤 모델'로 창설했고, 초기부터 막대한 돈을 쏟아 부어 강력한 위상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11월 열린 HSBC챔피언스(총상금 850만 달러)와 이번 대회, 오는 23일 델매치플레이(총상금 950만 달러), 6월30일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총상금 950만 달러)로 이어진다.
월드스타들에게는 무엇보다 '두마리 토끼사냥'이 매력적이다. 4대 메이저에 버금가는 엄청난 상금은 물론 PGA투어와 유러피언(EPGA)투어 양대 리그 상금랭킹에 포함되는 예우를 받는다. 챔프에게 주는 세계랭킹 포인트 역시 메이저 우승자(100점) 다음인 80점으로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와 동급이다. 적어도 '톱 50'에는 진입해야 출전이 가능한 이유다.
첫 번째 화두는 당연히 '빅 3의 격돌'이다. 스피스는 일단 노던트러스트오픈 '컷 오프'의 수모를 씻는 게 급하다. 새해 벽두부터 현대토너먼트를 제패해 상종가를 쳤지만 아부다비와 싱가포르로 이어지는 강행군으로 체력을 소진해 AT&T 공동 21위 등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노던트러스트오픈에서는 더욱이 주 무기인 퍼팅이 말을 듣지 않아 고민이 커졌다.
데이와 매킬로이 역시 사정이 좋지는 않다. 데이는 1월 파머스에서, 매킬로이는 지난주 혼다클래식에서 각각 '컷 오프'되는 등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스피스의 문제가 체력관리라면 데이는 오히려 실전 샷 감각이 부족하다는 게 아이러니다. 매킬로이는 지난 연말 시력교정수술까지 받았지만 여전히 퍼팅이 걸림돌이다. 주최 측이 3명을 같은 조로 묶어 기선제압이 중요해졌다. 4일 새벽 1시32분 10번홀(파5)에서 출발한다.
아담 스콧(호주)과 버바 왓슨, 리키 파울러(이상 미국) 등 요즈음 "뜨고 있는" 선수들 파워가 막강하다는 게 부담이다. 전문가들이 우승후보 1~3위로 꼽을 정도다. 노던트러스트오픈 2위에 이어 혼다클래식 우승으로 일반 퍼터 적응을 끝냈고, 이에 앞서 노던트러스트오픈을 제패한 왓슨은 2012년 2위, 2014년 공동 2위에 그친 '설욕전'을 위해 투지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해 1타 차 우승을 일궈낸 더스틴 존슨(미국)이 복병이다. 2014년 8월 돌연 투어를 중단해 "마약 때문"이라는 추측이 난무하면서 곤욕을 치렀지만 6개월간의 공백 이후 불과 한 달 만에 이 대회를 정복해 건재함을 과시했다. 국내 팬들은 '유럽의 신인왕' 안병훈(25ㆍCJ그룹)의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김경태(30ㆍ신한금융그룹)가 '일본의 상금왕' 자격으로 출전권을 얻어 기회를 이변을 꿈꾸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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