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서연 기자] 연초 이후 원달러 환율이 거침없는 상승세(원화약세)를 보이면서 소비재 산업에도 환율 상승 영향이 이미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 흥국증권은 해외 직구는 사상 최초로 감소세를 보였고, 면세점과 백화점의 제품가격은 근접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영주 흥국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해외 직구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줄어들었다"면서 "직구 감소에는 지난해 원달러 환율이 2010년 이후 5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고,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 내수 진작을 위한 정책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230원을 돌파하자, 면세점 명품 가격이 백화점보다 높은 '역전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보통 면세점은 세금감면 혜택이 있어 백화점 보다 낮은 가격에 판매되는데,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으로 백화점 가격을 앞지른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이 면세점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출국자수의 부정적인 영향을 외국인 입국자수 증가가 상쇄하기 때문"이라면서 "올해 1월 외국인 입국자수는 1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중국인 입국자수는 32.4% 증가하는 등 입국자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명품을 비롯한 고가 소비재를 사러 해외로 나갔던 내국인들이 백화점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연초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주춤해지면서 소비심리가 꺾이고 있는데 한은의 금리 인하 등 통화 정책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지만 소비 심리의 추세적 개선은 어려워 보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초 이후 빠르게 진행된 원화 약세는 백화점 업체 실적에 차별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해외 소비와 직구에 눌려 있었던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가격 경쟁력이 회복되는 가운데, 실질적인 수혜는 백화점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저가 소비재의 경우 직구나 환율 보다는 소셜커머스와의 경쟁 심화로 실적 개선이 제한적이지만 내수침체의 장기화와 해외소비 증가의 협공을 받았던 백화점에는 반전의 계기로 작용하며, 양호한 실적 모멘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서연 기자 christine8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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