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희종 기자]세계 최대 소프트웨어(SW) 개발 업체인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FBI와 갈등 관계에 있는 애플에 대해 적극적 지지를 보냈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 사장 겸 최고 법률책임자(CLO)인 브래드 스미스는 이날 의회에서 열린 청문회에 출석해 "진심으로 애플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애플을 지지하며 다음주에 법원에 법정의견서(amicus brief)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법정의견서는 소송 당사자가 아닌 제3자가 법원의 판결에 도움을 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내는 의견서를 말한다.
지금까지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애플의 사건에 대해 미온적인 지지를 표명해 왔다. MS가 기존 입장을 수정해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은 이번 사건이 자칫 나쁜 선례로 남을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브래드 스미스는 "법원은 기계의 시대에 만들어진 법으로 21세기 기술의 문제를 풀려고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사건은 다른 테크놀로지 산업에도 선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모든 사례는 다른 것들에게 적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순다 피차이 구글 CEO 등은 개인적으로 애플에 대해 지지 견해를 밝혔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게이츠는 중립적인 입장을 보였다. 빌게이츠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안은 정부가 정보에 대한 접근을 요구하는 개별적인 사례로, 일반적인 것이 아닌 특정 사례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FBI를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되자 빌게이츠는 "내가 정부를 지지한다는 최근 보도는 실망스럽다"며 "이 문제에 대한 내 의견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은 것"이라며 중립적인 입장임을 강조했다.
한편, 미국 법원은 지난해 캘리포니아 주 샌버나디노에서 발생한 총기테러의 범인 중 한 명인 사예드 파룩의 아이폰에 담긴 정보를 수사당국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기술 지원'을 해야 한다고 명령했으나 애플은 이를 거부했다.
FBI는 아이폰 잠금장치를 풀 수 있도록 애플이 새로운 운영체제를 만들도록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4일 미국 ABC방송에 출연해 "FBI가 요구하는 소프트웨어는 암(癌)과 같다"고 말했다.
그는 "(애플이 FBI의 요구를 거부한 것은) 힘들지만 올바른 결정이며 거기에 순응하는 것은 미국에 해롭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재 우리가 아는 바로는 테러범의 아이폰에서 정보를 빼내려면 암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며 "이를 만든 적도 없고 만들지도 않을 것이다. 이는 매우 위험한 운영체제"라고 강조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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