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세계 주식시장 혼란이 길어지면서 각국 증시 시총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1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세계거래소연맹(WFE)에 등록된 58개 거래소 통계와 글로벌 주가지수를 활용해 추산한 세계 증시 시총은 지난해 5월말 고점(71조달러)을 기록한 뒤 현재까지 14조달러(1경6671조원)가 줄었다. 9개월여만에 시총 20%가 사라진 것인데 감소분은 일본 국내총생산(GDP)의 3배에 달한다.
국가별로 시장 규모가 큰 미국, 독일, 일본 등이 각각 20% 가량 감소했고 신흥국에서는 상하이 증시가 40%나 급감했다. 원자재 가격 급락의 충격을 받고 있는 남아프리카공화국도 30~40% 줄었다.
세계 증시 부진의 시발점은 지난 여름 중국 정부의 위안화 기습 절하 사건이었다. 이후 저유가와 미국 금리인상, 글로벌 경기부진이 이어진데다 최근 일본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 유럽 은행권 위기 등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증시 부진이 장기화되면 기업들의 자금조달과 가계 소비에도 악영향을 준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주식을 통한 세계 기업들의 자금조달 규모는 지난달 396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나 줄었다. 글로벌 기업공개(IPO) 시장은 7년만에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지난달 신규 상장은 한건도 없었다.
다이와 종합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도쿄 증시 1부(대형주 중심)의 시총이 130조엔 줄면 일본의 가계소비는 5000억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가계의 주식보유 비율이 높은 미국의 경우 주가하락이 가계소비 감소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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