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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맹녕의 골프영어산책] "핀(pin)의 유래"

시계아이콘읽는 시간58초

[김맹녕의 골프영어산책] "핀(pin)의 유래" 미국 메리온골프장 동코스는 아직도 핀 대신 위커바스켓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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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에서 홀의 위치를 알려주는(marks the location of the cup) 깃발이 '핀(pin)'이다.

플래그스틱(flagstick) 또는 플래그(flag)가 동의어다(Pin is a synonym of flagstick). 골퍼들은 두 가지 용어를 혼용해서 쓴다. 플래그스틱은 룰과 같은 문서용이고(Flagstick is the term used throughout the rules), 핀은 대화할 때 쓰는 구어체용(colloquial term)이다.


핀은 일반적으로 비밀번호(pin number), 옷핀, 머리핀, 소화기핀 등을 의미한다. 깃발을 '핀'으로 부른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 펜실베니아주 메리온골프장 동코스(east course)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US오픈을 5차례나 개최한 곳이다. 깃발 대신 연붉은 버들가지 바스켓을 사용한다(On the East Course, all pins are topped with bright red wicker baskets instead of the usual flags).

코스를 설계한 휴 윌슨(Hugh Wilson)이 1912년 7개월 동안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지역 골프장을 여행하다가 얻은 아이디어다. 양치기 목동들은 양이 음식을 건드리지 못하도록 지팡이 꼭대기에 버드나무가지 또는 대나무형 사탕수수 줄기로 만든 음식 바구니를 매달았다. 윌슨은 이를 응용해 귀국하자마자 동코스 홀마다 깃발 대신 바구니를 걸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설이다(The wicker baskets' origin is a mystery to this day). 기록상으로는 1915년 그린키퍼이자 지배인이었던 윌리엄 플린(William Flynn)이 '위커바스켓' 특허를 받은 것으로 나와 있다. 1916년 US아마추어챔피언십부터 바구니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위커 바스켓은 버드나무 가지를 잘 말려서 타원형의 박초롱 모양으로 짠 뒤 그 위에 붉은색 페인트를 칠했다. 멀리서도 잘 보이는데다가 바람이 없는 날에도 축 늘어지지 않아 일석이조의 효과를 봤다. 단점은 바구니가 휘날리지 않아 바람의 방향을 가늠할 수 없고, 땅에 내려놓을 때 부서지기 쉽다는 점이다.


이 무렵 여자들이 애용하는 모자에 꽃는 헤드핀이 유행했다. 머리를 고정시키는 액서세리로 화려한 유리알이 붙었다. 그린의 위커바스켓은 마치 이 헤드핀과 유사했다. 처음에는 '헤드핀'으로 불리다가 나중에는 핀(pin)으로 줄였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모든 대회에서 우승하면 위커바스켓 윗부분을 기념품으로 준다. 메리온의 골프장 로고(logo)는 여전히 붉은 광주리다.


글=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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