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을 몸에 붙여서 스트로크 할 수 없다."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가 개정한 2016년 골프규칙 <14-1b>다. 퍼터 그립 끝을 배나 가슴에 고정시킨 뒤 스트로크를 하는, 이른바 '앵커드 퍼팅'을 금지시켰다 (Anchored putting stroke to be banned in 2016). 롱퍼터(long putter)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몸에 고정시키면 안된다는 의미다. 영어로 '앵커드(anchored)'는 '견고하게 고정된 상태'라는 의미의 과거분사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롱퍼터 사용을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 2012년부터 논란이 시작됐다. "퍼팅은 상체와 클럽을 조화스럽게 컨트롤하는 것이지 아예 몸에 대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후 뜨겁게 찬반논쟁이 벌어졌고, 결국 금지가 결정됐다. 선수들에게는 당연히 민감한 부분이라 2013년 5월 사전 공지됐고, 새 규정은 올해 1월1일부터 적용 중이다.
롱퍼터(long putter)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 그립 끝을 배꼽에 대는 '벨리퍼터(belly putter)'와 목이나 턱에 고정시키는 '브룸스틱 퍼터(broomstick putter)'다. 보통 퍼터 길이가 30~35인치인 반면 벨리퍼터(belly putter)는 41~43인치, 브룸스틱은 48~52인치에 달한다. 무엇보다 퍼터를 명치부터 턱 사이의 몸에 고정시켜 시계추 (pendulum putting stroke) 운동이 원활하고, 이 결과 정교한 퍼팅 스트로크를 돕는다는 게 강점이다(creating a smoother, more controlled putting stroke).
'벨리(belly)'는 배꼽이다. 터키 사람들이 배꼽을 흔들며 추는 춤이 바로 '벨리 댄스(belly dance)'다. 손을 떠는 시니어골퍼나 '입스(yips)'로 고통 받는 선수들에게 애용됐다. '브룸스틱(broom stick)'은 대가 긴 빗자루다. 빗자루를 다루는 것과 유사해 '브룸핸들 퍼터(broomhandle putter)라고도 불린다. 애덤 스콧(호주)이 대표적이다(Adam Scott was also an early user of the broomstick pu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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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터 샤프트를 몸에 고정시키면 2벌타, 이후 다시 적발되면 실격이다. 매치플레이에서는 그 홀의 패배다. 퍼터 길이는 여전히 제한이 없다. 집게(claw) 그립이나 크로스 핸드그립(cross handed grip), 고정되지 않은 롱 퍼터, 왼쪽 팔에 퍼터 끝을 밀착시키는 그립, 왼팔을 옆구리에 부착시키는 그립, 오른팔을 오른쪽 허벅지에 고정시키는 그립 역시 허용된다.
글=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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