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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근로자공제회 또 낙하산 논란…노·정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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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이사회 열어 차기 이사장 선출...권영순 전 고용노동부 노동정책실장 내정설...노동계 "노피아 노후 보장 자리 안 된다" 반발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건설근로자공제회 차기 이사장 선출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고용노동부 출신 전직 고위 공무원을 사실상 내정한 채 선출 절차를 '요식 행위'로 전락시켰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기관의 성격에 맞는 전문가가 아니라 '관피아'의 노후 보장 자리로 변질됐다며 반대 투쟁에 나섰다.


2일 공제회와 노동계에 따르면 공제회는 3일 이사회를 열어 임기 3년의 차기 이사장 선출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1월8일부터 14일까지 지원자를 초빙한 결과 권영순 전 고용노동부 전 노동정책실장과 이정식 한국노총 사무처장, 사업자 A씨 등 3명이 원서를 접수해 투표 대상이 된다. 이사회는 총 12명으로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소속 공무원과 추천 이사 각 4명, 노동계 추천 2명, 공제회 이사장과 전무 등으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말 퇴직한 권 전 실장이 이미 사실상 차기 이사장에 내정됐다는 설이 파다하다. 공제회가 고용노동부의 산하 기관인데다, 최근 일부 이사의 불참이 예상되는 데도 선출 이사회 일정이 설 이전으로 앞당겨지자 '짜고 치는 고스톱' 이라는 비판의 근거가 되고 있다.


이에 양대 노총 건설노조들은 권 전 실장의 내정을 철회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건설산업연맹은 지난달 27일 성명을 내 "건설노동자들의 기금을 관리하는 기관인데 건설노동자를 대변하는 전문가를 대표로 세우기는커녕 관피아 자리를 마련해 주는 기관으로 변질됐다"며 낙하산 인사 철회를 촉구했다.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2일 성명을 내 "전문성이 전혀 없는 관피아 낙하산 인사에게 건설일용직 근로자들의 피땀 어린 공제부금의 관리와 운영을 맡길 수 없다고 본다. 특히 권 전 실장은 최근 정부의 노동개악에 깊이 관여한 인물"이라며 "노피아 출신에게 건설일용직 근로자들의 노후를 맡겨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건설근로자공제회는 건설노동자를 위해 건설업체들이 하루 4000원씩 내는 '퇴직공제부금'을 관리 운영하고 있다. 지난 해 기준 총 누적액이 3조4400억으로 건설노동자를 위한 각종 복지사업도 하고 있다. 이진규 현 이사장도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 출신으로 이명박 정권 말기에 취임하면서 낙하산 논란이 일었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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