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달러 규모 예상·28일부터 협상…브라질·에콰도르·베네수엘라 등도 위험
[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앙아시아의 산유국 아제르바이잔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긴급 자금 수혈을 받을 상황에 놓였다.
26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IMF와 세계은행은 아제르바이잔 정부의 요청을 받아 이 나라에 실무진을 파견, 40억달러 규모의 긴급 자금지원 패키지에 대한 협의를 시작한다. 실무진은 28일부터 내달 4일까지 아제르바이잔에 머물 예정이며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유럽부흥개발은행(EBRD)도 수일 내 대표단을 파견해 사태 파악에 나선다.
원유·가스가 전체 수출의 95%를 차지하는 아제르바이잔은 유가 급락의 충격을 크게 받고 있다. 아제르바이잔 중앙은행은 지난 1년간 환율 방어에 외환보유액의 절반을 쏟아 부었지만 효과가 없자 지난달 달러 페그제를 전격 포기했다. 이후 마나트화 가치는 35% 폭락했다. 아제르바이잔은 또 자금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본국에서 해외로 자금 이전시 20%의 거래세를 부과하는 등 강력한 자본통제 조치도 도입했다.
FT는 IMF과 세계은행이 산유국들의 연쇄 디폴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면서 저유가가 장기화되면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국가들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브라질 등이 '요주의' 국가들로 꼽혔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보고서에서 "과거에도 원자재 가격 급락이 신흥국 디폴트를 초래한 중요한 원인이 된 경우가 많았다"면서 "현재 산유국과 이들의 채권국들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라고 말했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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