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규모도 7% 감소…외부수요 감소 때문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중국의 연간 수출액 규모가 금융위기 이후 6년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중국 해관총서(세관)는 지난해 중국의 수출이 전년 대비 1.8% 줄어든 14조1400억위안을, 수입은 13.2% 줄어든 10조4500억위안을 기록했다고 13일 발표했다. 연간 기준으로 수출액이 줄어든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이렇게 되면서 수출과 수입을 더한 연간 무역규모는 전년 대비 7% 감소한 24조5900억위안(약 4500조원)을 기록했다. 해관총서 관계자는 수출과 무역규모 감소는 중국경제 성장률 둔화와 원자재가 하락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수입은 원유와 철광석 등 원자재가 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출은 수출 대상국들의 경제상황이 악화되면서 각각 감소했다는 것이다.
이같은 결과는 세계 최대 무역국이라는 중국의 지위를 위협할 수도 있다. 미국의 연간 무역규모는 내달에야 발표가 되지만, 이미 발표된 지난해 11월까지의 무역규모 누계는 3조4800억달러(약 4200조원)에 달한다. 12월 결과에 따라 최대 무역국의 지위가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중국의 수출실적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래리 후 홍콩 맥쿼리증권 중국경제본부장은 "중국은 실질적으로 세계 나머지 국가들의 (수출) 실적을 뛰어넘었다"며 "전 세계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었다"고 말했다.
중국 세관 역시 성명서에서 "민간 기업들이 주도한 외국과의 교역이 활력을 보이고 있다"며 "교역상대국을 다변화하려는 노력도 결실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과 미국,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이 중국의 가장 큰 교역상대다.
한 해 내내 좋지 않았던 수출실적이 지난해 12월 급격히 개선된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국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하며 7.9%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 대비 크게 선방했다. 월 기준으로 중국의 수출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6개월만이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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