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 리더십' 발휘한다
[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 고형광 기자, 송화정 기자] 병신년 새해를 맞은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의 각오가 남다르다. 지난해 중국 성장둔화, 저유가, 미국 금리인상 등 세계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인해 재계는 잔뜩 움츠려들었다.
연이은 구조조정과 사업재편 등이 이어지며 재계 총수들도 '위기'를 입에 달고 살았다. 새해에도 위기감은 여전하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전세계 경기 악화는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위기는 준비된 기업에게는 곧 기회로 작용한다. 외환위기 당시 우리 기업들은 그 같은 기적을 입증했다. 그때 기억은 우리 재계의 저력이다.
주요 그룹 총수들이 내실을 다지고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새해 메시지를 띄우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도 성장기를 거치며 잊었던 야성을 되찾고, 생존을 넘어 혁신에 대한 자신감을 확보하고, 변화만이 살길이라는 명약관하한 경영전략을 그들은 전면에 내걸었다. 10년 후를 내다보는 리더십의 힘찬 걸음을 내딛고 있는 것이다.
◆삼성그룹, '핵심 경쟁력 강화' '실용주의' '혁신'= 삼성그룹은 4일과 5일 각 계열별로 시무식을 개최하며 병신년 한해를 맞는다. 전자 계열은 부품과 세트 계열이 별도로 4일 시무식을 열고 건설ㆍ중공업, 금융 계열은 5일 관련 계열사들이 함께 모여 시무식을 갖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별도의 신년 메시지를 내놓지 않을 계획이지만 계열별 신년사에 참석해 핵심 경쟁력 강화와 실용주의, 혁신을 키워드로 제시한다.
지난해 이 부회장이 진두지휘한 삼성그룹의 사업재편이 전문화된 사업 영역 구축과 해당 사업 영역에서 기술과 시장의 초격차를 목표로해 온 만큼 이같은 전략을 더욱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상반기 중 진행될 계열사 사옥 이전과 함께 실용주의 노선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계열사별로 현장 중심의 사업구조를 본격화 하고 예전부터 유지돼왔던 전통적인 관례나 관습을 과감하게 없앤다. 젊고 능동적인 조직으로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다.
혁신에 대한 의지도 담았다. 전자 부품 계열사는 기술 초격차를 강조하고 세트 부문은 작지만 강한 혁신을 신년사의 핵심으로 담았다. 지난해 조단위 적자를 기록했던 중공업 계열사는 생존을 신년사 키워드로 삼았다. 금융 계열사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삼는다.
◆현대자동차그룹 '내실경영' '제네시스 안착'=현대자동차그룹의 신년 키워드는 '제네시스' 브랜드 안착과 내실경영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4일 시무식에서 핵심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새로 출범한 제네시스의 성공을 위해 전 임직원이 노력하자고 강조할 계획이다.
제네시스 브랜드는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양산차 브랜드라는 한계를 벗어나 고급차 브랜드로 도약해 글로벌 핵심 경쟁력을 확보하는 기념비적인 프로젝트다. 기아차는 멕시코에 건설 중인 생산공장이 내년 5월 본격 가동되면 북미와 중남미 시장에 대한 공략을 한층 더 강화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친환경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프로젝트명 AE)과 친환경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니로'(프로젝트명 DE)를 선보이는 등 친환경차 시장에서 입지를 굳힌다는 복안이다.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점을 감안해 내실경영 체제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LG그룹 '변화흐름 읽기' '미래시장 선도'=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변화흐름 읽기'와 '미래시장 선도'를 강조한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글로벌 경쟁은 치열해지는 등 올해 대외 환경은 지난해보다 더욱 나빠질 것으로 긴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레드 TV를 통한 차세대 TV시장 주도하는 한편 스마트폰과 생활가전 부문에서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자동차부품(VC) 본부는 전기차용 차량부품,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부품, IT와 결합한 커넥티드카 부품, 차량용 공조 시스템 등의 차량용 핵심 부품과 친환경 기술을 개발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겠다는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본격적으로 펼쳐질 올레드 TV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데 역량을 집중한다. 다양한 형태의 OLED제품군과 프리미엄 LCD제품군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시장을 선도한다는 점도 신년사에서 강조한다.
업계 1등을 추구하고 있는 LG화학은 석유화학, 정보전자소재, 전지 등 핵심 사업영역에서 미래 준비를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신년사를 준비한다.
◆SK그룹, '파괴적 혁신' 4대 신성장동력 확보 =SK그룹은 지난해 경영에 복귀한 최태원 회장이 '파괴적 혁신'을 강조한 만큼 올해도 대규모 투자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4대 신성장동력인 '에너지' '통신' '반도체' '제약 바이오'를 중심으로 하는 그룹의 성장 전략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유가 급락 위기를 넘기 위한 전략과 탈정유를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석유화학제품을 개발하는 주력한다.
통신 분야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통해 미디어플랫폼 사업자로 변신하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수십조원의 투자비를 들여 생산 기반을 확대한다. 제약 분야에서는 신약 개발 집중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
◆GS그룹 '제2의 도약' '사업포트폴리오 강화'=허창수 GS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성장기반 마련을 통한 제 2의 도약을 강조했다. 허 회장은 "올해는 어려운 경영 환경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지속성장하는 '밸류 넘버 원 GS'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미래 먹거리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도 주문했다. 그는 "미래 기술, 산업 트렌드, 경영환경 변화 등을 면밀히 분석해 GS가 나아갈 방향을 적기에 조정해 나가야 한다"며 "강점이 있는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고 노하우를 축적해야 하며, 부족한 분야는 과감히 버릴 줄도 알아야 하는 등 선택과 집중을 제대로 해야만 당장의 수익성 확보는 물론이고 미래성장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1년 계획은 곡식을 심는 일만한 것이 없고, 10년 계획은 나무를 심는 일만한 것이 없지만, 평생 계획을 세울 때는 인재를 키우는 일보다 나은 것이 없다'라는 옛말을 인용하며, 미래를 이끌어 갈 인재육성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아울러 "우리의 미래는 결국 같이 일하는 사람이 만든다는 점을 명심하고 인재가 모여드는 선순환의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안정적인 조직문화 정착의 필요성도 주문했다.
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