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 CEO를 만나다 - 32. 윤재민 얄리 대표
기업사냥꾼에 회사 뺏겼다 재기 성공…이젠 KT·글로벌기업이 파트너
[아시아경제 권용민 기자] "내가 망한게 아니라 남에 의해서 사업이 매듭지어진 게 마음에 남아 포기할 수 없었다."
윤재민 얄리 대표는 2003년 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말하는 아바타 서비스 '얄리메이트'를 설립했다. 컴퓨터 바탕화면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 설치된 아바타가 인간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독특함 덕분에 얄리메이트는 가입자 5만명을 확보했다. 벤처창업대회 최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소비자들은 물론 다른 기업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도 성공했다.
회사가 본격적인 성장할 것이라는 꿈도 잠시. 윤 대표는 1년만에 모든 것을 잃었다. 인수합병(M&A)을 약속한 기업사냥꾼에게 속아 순식간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회사는 없어졌고, 서비스는 폐쇄됐다.
그가 재도전에 나선 것은 '망해도 내 스스로 망해야한다'는 자존심 때문이었다. 윤 대표는 그동안 개발하면서 쌓인 데이터베이스(DB)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재창업에 도전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회사가 지금의 '얄리'다.
얄리는 대화인형을 제조하는 대화솔루션 회사다. 지난 2012년부터 KT의 유아용 학습 로봇 키봇2에 대화시스템 기술을 납품했고, 번역 관련 글로벌기업과 MOU를 체결해 공동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영어학습 업체와 협력해 대화인형을 활용한 영어교육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윤 대표는 "당시 함께 창업에 도전했던 친구들 모두가 재도전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보냈지만 내가 창업하기에 좋은 환경을 만들어가겠다는 마음으로 도전했다"고 재기 당시를 회상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말은 윤 대표에게도 적용됐다. 정부지원사업 응시 자격조차없었던 그가 한양대학교 창업보육센터를 통해 2010년 대통령을 만났다.
그는 대통령에게 한 번 실패한 사람이 다시 일어서기가 얼마나 힘든지 호소했다. 정부지원사업 응시 제한 해제, 기술보증기금의 신용불량자 기록 삭제 등을 예로 들었다. 그 후 실제로 꿈같은 일이 일어났고, 윤 대표는 한국재도전중소기업협회 창립 멤버로 활동할 수 있었다.
윤 대표의 목표는 오는 2018년까지 2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다. 내년부터는 해외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국내에서도 다문화 가정 어린이 언어교육이나 병원ㆍ요양원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윤 대표는 "곧 상용화되는 말하는 인형 얄리팬더는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제품으로 소외된 아동이나 병원 같은 곳에서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부 대형병원과 '애니멀테라피(Animal therapy)'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중에 있다"고 했다.
애니멀테라피는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과의 상호교감을 통해 정신적 안정감을 주는 치료 방식이다. 우울증, 간질환, 시청각장애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권용민 기자 festy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